2020-10-11

타이거 로드(호랑이의 길) PC엔진판

캡콤이 오락실용으로 내놓았던 게임을 어드밴스커뮤니케이션이 1990년에 PC엔진판으로 리메이크해서 빅터음악산업이 발매했다.

PC엔진판은 캐릭터를 짜리몽땅하게 바꿔서 완전히 다른 게임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론 깔끔한 그래픽의 PC엔진판이 마음에 들었다. <게임월드> 1990년 9월호에 분석이 실렸는데, 당시 PC엔진이 없어서 군침만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 보유한 패미컴 게임보다 그래픽이 좋아서 PC엔진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게임은 오프닝이 없어서 주인공이 왜 싸우는지는 매뉴얼의 개요를 봐야 알 수 있다. 중국의 왕림사에 비밀 권법서가 있었는데, 용왕권을 구사하는 용왕이 와서 권법서를 빼앗고 아이들까지 유괴해간다. 왕림사의 실력자, 이왕은 권법서를 되찾고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단신으로 용왕의 소굴로 들어간다.

주인공 이왕은 <드래곤볼>의 크리링과 비슷하게 생겼다. <드래곤볼>이 이 게임보다 먼저 나왔으니 분명히 참조하지 않았나 싶다. 코 없는 것도 똑같다.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중이 살벌한 무기를 들고 살생을 저지른다.

도끼, 칼, 쇠사슬낫, 칼, 철퇴 같은 무기를 보석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데, 공격 범위가 다르다. 아케이드판이나 PC엔진판이나 굉장히 어렵다. 실력으로 끝까지 간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게다가 스테이지마다 제한 시간이 있어서 느긋하게 할 수도 없다. 도저히 깰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 무적 치트로 진행했다.

캡콤은 격투 게임의 명가이지만, PC엔진판은 캡콤이 이식한 게 아니라서 타격감이 약했다. 적을 공격할 때 묵직한 느낌이 없고 가볍다. 그리고 이미 쓰러뜨린 보스가 또 나오는 경우가 몇 번 있다. 끝판 보스인 용왕은 용권을 구사한다. 주인공은 호권을 구사하니 용과 호랑이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게임 제목이 타이거 로드인 이유다.

어려운 것치고 엔딩은 짧게 끝난다. 마지막엔 이름을 기록해서 점수 순위를 남긴다.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에 꼭 하고 싶었던 게임을 깨서 만족한다.


엔딩 본 날 - 2020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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