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1

슈퍼 닌자군

UPL이 1994년 오락실용으로 출시했던 <닌자군>의 계보를 잇는 작품.

닌자군은 패미컴에서 ‘쟈쟈마루군’이라는 스핀오프로 다양한 후속작이 나왔지만, 본작은 스토리상 쟈쟈마루군과는 관계가 없으며 초기 닌자군을 리부트한 작품에 가깝다.

슈퍼패미컴에서는 유일한 닌자군 시리즈로, 2인 동시 플레이도 가능하다.

닌자군은 네 종류의 무기를 바꿔 사용할 수 있고, 적의 영혼을 모아 게이지를 채우면 인술도 구사할 수 있다.

스테이지마다 점프와 벽 기어오르기를 활용해 길을 찾아 보스가 있는 곳까지 진행해야 한다. 길 찾기가 다소 까다롭지만, 보스전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매우 세밀하고 코믹하며, 조작감도 경쾌해 손맛이 좋다.

이 완성도로 슈퍼패미컴 초창기에 출시되었다면 주목을 받았겠지만, 1994년은 볼륨이 크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장르가 주류인 시기라 이런 고전적인 액션 게임은 만듦새와 별개로 묻히기 쉬웠다.


엔딩 본 날 - 2026년 1월 31일

2026-01-31

알타입 MSX판

1988년 하반기부터 MSX1용 메가롬 게임은 잘 나오지 않아서 내가 가진 대우 아이큐 1000으론 별로 할 게 없었다. 그런 와중에 알타입이 MSX1 호환으로 나온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았다.

그러나 원통하게도 내가 보유한 1Mbit 램팩으로는 3Mbit 알타입을 테이프로 돌릴 수 없었고, 롬팩은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 결국 오락실에서 가끔 즐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훗날 한을 풀고자 MSX판을 해봤는데...
둔탁한 움직임에 만들다 만 것 같은 그래픽... 그야말로 폭망 이식이다.
이게 3Mbit라고??
1Mbit였던 그라디우스 2가 더 나아 보인다.

더구나 한국에선 5스테이지 이후가 삭제된 2Mbit 디스켓·테이프판이 유통됐고, 지금 떠도는 롬 중에도 5스테이지 이후 적이 안 나오는 버전이 섞여 있다.

그때 했으면 어린 마음에 실망이 컸을 것 같다. 무리해서 안 산 게 다행.


엔딩 본 날 - 2026년 1월 31일

2026-01-20

서유기 월드

<원더보이 몬스터 랜드>를 서유기 세계관으로 바꿔 패미컴용으로 이식한 작품.
원더보이 시리즈는 웨스톤이 개발했지만, ‘원더보이’라는 브랜드는 세가 소유였기 때문에 세가 게임기 이외의 기종에서는 제목과 세계관을 바꿔서 나왔다.

패미컴용 이식작인 서유기 월드는 우마왕에 납치된 삼장법사를 손오공이 구하러 간다는 스토리.

기본 시스템은 원더보이 2를 따르고 있지만, 스테이지 구성은 완전히 같지는 않아 원작의 공략법이 그대로 통하지는 않는다.

패미컴 성능상 오락실 원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원더보이 2 대체물로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완성도다.

오락실에서 원더보이 2를 좋아했기에, 패미컴 이식작이 있다는 사실을 당시 알았더라면 바로 구해서 했을 텐데, 한국 게임 잡지에서 소개되지 않아 이 게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지나갔다.

패미컴 액션 게임치고는 방대한 편이며, 마지막 스테이지의 미로나 블록 점프 구간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까다롭다.

최종 보스는 원작의 드래곤이 아닌 우마왕. 드래곤처럼 쓰러뜨리면 변신한다.
엔딩은 엔드 크레딧 없이 짧게 끝난다.


엔딩 본 날 - 2026년 1월 20일

2026-01-13

파로디우스다! 패미컴판

인천의 한 게임 매장에 패미컴 팩을 바꾸러 갔다가, 주인 아저씨가 교환비로 무려 19,000원을 불러 포기했던 게임.

깎아달라고 하니 “그 가격에 돼?”라며 어딘가에 전화하는 시늉까지 하며 결국 안 된다고 배짱을 부렸는데, 연기가 너무 어설퍼서 그냥 가게를 나와버렸다. ㅋ

그때 못 해본 게 한이 되어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야 직접 해봤는데, 결과적으로는 안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식이 별로였다.

깜빡이거나 느려지는 구간이 많다. 코나미가 그래픽 강화를 위해 VRC4 칩까지 롬팩에 넣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바꾸려 했던 파로디우스는 짭팩이었다. 아마 VRC4 클론 칩을 넣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부터 남달랐던 대만의 기술력.

가정용이어서 그런지 노출도가 높았던 거인녀 ‘치치빈타 리카’가 옷을 제대로 입고 등장한다.

이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팬이 많았는지, 원래 모습으로 등장하게 해주는 개조 패치도 나왔다.

개인적으론 패미컴판보다 MSX판이 더 재밌지 않았나 싶다.


엔딩 본 날 - 2026년 1월 13일

2025-12-28

제1차 슈퍼 로봇 대전 PS VITA판

게임보이용으로 나왔던 최초의 슈퍼로봇대전을 리메이크한 작품.
그래픽과 BGM이 향상되었지만, 원작과 마찬가지로 전투 화면에서 로봇 관절이 움직이지 않아 소박한 인상을 준다.
대신, 원작에 없던 2부가 추가되었다. 1부 엔딩을 본 뒤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사이바스터가 합류하고, 아군이었던 로봇 중 5대를 선택해 2부를 진행할 수 있다.

슈로대는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대화 장면이 점점 길어졌는데, 이 초기작은 파일럿이 없는 세계관이라 대화 장면이 거의 없다. 파일럿들의 장황한 대화가 지루해서 슈로대와 점점 멀어졌던 나로선 간결해서 오히려 좋았다.

게임 전개상의 가장 큰 특징은 거의 모든 적을 설득해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슈퍼설득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적의 HP를 한 자리 수까지 줄이거나 정신기를 사용하면 설득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그리고 전투하다 파괴된 기체는 수리할 수 없다. 오직 부활 정신기로만 살릴 수 있다. 살리지 못하면, 같은 기체가 또 나온다는 보장이 없으며, 이 때문에 보유한 로봇 종류가 플레이어마다 달라진다.

추가된 2부는 13화 구성이고, 두 보스가 새로 나온다. 이렇다 할 스토리는 없고 엔딩은 1부나 2부나 똑같다. 돈 안 들이고 쉽게 만든 느낌.
단조로운 게임인데 90년대 단순한 게임이 떠올라서 그런지 몰입해서 이틀 동안 총 26화를 다 깼다.
옛 슈로대에 추억이 있다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작품이다.


엔딩 본 날 - 2025년 12월 28일
2025-12-09

마더 3

전작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무려 12년 만에 나온 마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한국에서는 1, 2편을 접한 유저층 자체가 좁았고, 닌텐도 DS Lite가 나온 2006년에 게임보이 어드벤스로 나와 3편이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한국어 패치가 등장하면서 뒤늦게 해본 이들이 늘어난 정도다.

1, 2편이 E.T.나 구니스 같은 80~90년대 미국 영화 감성을 녹인 소년 모험물이었다면, 3편은 미국 시골 마을에서 시작되며, ‘가족’이라는 테마를 전면에 내세운다.

게임은 지금 봐도 전형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다. 슈퍼패미컴 RPG보다 훨씬 다채로운 캐릭터 동작을 보여주며, 배경과 NPC 모든 게 참신하다.

특히, 전투에선 BGM의 박자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콤보 공격이 나가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전반적인 전개는 어린이가 주역인 RPG치고는 심오하고 과격한 편이며, 엔딩은 황당과 충격 사이를 오간다.

END 화면에서 조작하게 하는 엔딩은 처음 봤다. 전작과 달리 감정에 호소하는 장면이 꽤 있는 편이다.

게임에 문학적 감수성을 담으려고 애쓴 것 같은데, 이 부분에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연출, 독특한 전투 시스템, 감정선을 건드리는 세밀한 서사는 인상적이었다.


엔딩 본 날 - 2025년 1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