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8

란마1/2 붙잡힌 신부

1991년에 일본컴퓨터시스템(메사이야)이 PC엔진용으로 내놓은 디지털 코믹. 게임오버가 없어서 버튼만 누르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다.

만화 원작에는 없는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이며, 란마와 아카네 시점으로 진행된다.

란마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추고쿠로 수학여행을 떠나지만, 그곳에서 신붓감을 찾는 백곰에게 여자 란마가 납치당한다. 백곰에겐 애빙화(愛氷花)라는 꽃이 있는데, 이 꽃에서 나오는 물방울을 마시면, 원하는 모습으로 고정할 수 있다고 한다. 란마를 비롯한 여러 인물의 특이 체질을 고칠 수 있다는 얘기. 란마 납치와 함께 이 애빙화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에겐 장벽이 높은 게임이지만, 당시엔 일본어를 몰라도 란마 그림과 성우 음성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팬이 아니면 사서 즐기기엔 멈칫할 수밖에 없었는데, <게임월드> 1992년 3, 4월호에서 이 게임을 공략해줘서 당시 많은 게이머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난 발매 당시엔 못 해보고, 2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에뮬로 엔딩을 봤는데, 일본어를 알아도 스토리가 딱히 재밌진 않았다.

팔보채 영감이 하는 짓은 성추행 수준인데, 코믹하게 그려진다. 요즘엔 나오기 힘든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80~90년대 일본 소년 만화엔 이런 변태 캐릭터가 꽤 있었다.

내용보다는 좋아하는 란마 캐릭터를 게임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 란마의 오프닝 명곡 ‘말괄량이로 만들지 마(じゃじゃ馬にさせないで)’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 정도가 이 게임을 한 이유다.


엔딩 본 날 - 2020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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