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1

사이코 월드 한글판 (MSX2)

사이코 월드는 1988년 헤르츠가 MSX2용으로 발매한 액션 게임이다. 당시 MSX2 스펙으론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부드러운 횡스크롤'을 처음 구현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난 그런 것보다는 미소녀 주인공의 얼굴이 드러나는 오프닝이 너무 멋져 보여서 어린 시절에 끌렸다. 미소녀 초능력자라는 것은 80~90년대 소년에겐 아주 매력적인 컨텐츠였다.
언젠가 꼭 해보겠다고 한글 패치 롬을 하드 구석에 저장해뒀는데, 한참 지나 이제서야 해봤다.

발단이 되는 내용이 오프닝으로 나온다. 80년대엔 집에서 이 정도 오프닝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동했다. 연구소에서 초능력 피험자로 지내던 쌍둥이 자매 중 여동생 세실이 연구소의 괴물에게 납치당하고, 박사로부터 초능력 증폭 장치를 받은 주인공 루시아가 동생을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

액션은 단순한데, 약간의 퍼즐 요소가 있다. 돌아다니며 얻게 되는 초능력 패널들에 각각 특성이 있어서 맞게 사용해야 막힌 곳을 뚫고 갈 수 있다. 초능력은 ↓+스페이스바로 고를 수 있다.

횡스크롤 게임이지만, 상하좌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돌아다니며 초능력을 파워업하고 보스를 찾아야 한다.
꽤 헤매야 하는 게임이 아닐까 우려했는데, 길찾기에 그리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다만, 일부 막히는 곳은 특정 초능력을 써야 한다. 그걸 모르면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보스들의 약점은 대부분 머리다. 보스가 내뿝는 걸 딛고 올라가서 머리를 공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 월드8에서 여동생 세실이 등장한다. 세뇌되었는지 언니를 공격한다. 맞상대하면 안 되고 뒤로 가서 세실을 조종하는 컴퓨터를 박살내야 한다. 컴퓨터를 공격할 때는 지금까지 얻은 초능력파를 한 번씩 써야 한다. 게임 안에선 아무 힌트가 없어서 모르면 헤맬 것 같다.
옛날 게임답게 불친절한 부분이 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흑막은 자매와 함께 초능력을 연구하던 박사였다. 그의 정체는 지구 정복을 노리는 외계인이었다.

박사와 마지막 싸움을 하나 싶었는데, 초능력 자매가 자동으로 싸워준다.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이벤트 장면이었다. 엔딩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액션이 통쾌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하고 퍼즐을 풀었을 때 성취감이 있다. 그 시절 기준으론 괜찮은 게임성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미소녀 그래픽이 당시 소년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을 것이다.

엔딩 본 날 - 2024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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