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7

모모타로 활극

허드슨의 간판 캐릭터 모모타로를 활용한 액션 게임. 1990년에 발매했다.
게임월드 1990년 12월호에 ‘도태랑 활극’라는 제목으로 공략이 실려 있어서 주인공 이름을 오랜 기간 한국식 한자 발음인 도태랑(桃太郎)으로 알고 있었다.

초창기 게임월드는 수요를 따지지 않고 마이너 기종의 게임도 공략을 실었는데, 모모타로 활극도 그랬다. PC엔진이 당시 고가여서 보유한 집이 별로 없었기에 1990년에 모모타로 활극을 해본 어린이는 극히 드물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 설화를 바탕으로 해서 왜색이 강하긴 했지만, 게임월드에 실린 플레이 사진은 패미컴 게임보다 훨씬 깔끔해서 매료되었다. 1990년에 사진만 봤던 그 게임을 2024년 지금 해봤다.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다며 난이도를 설명해주는 첫 메시지만 봐도 어린이 대상이라는 게 보인다. 시작하면, 기본 점프 연습을 하도록 똥 뛰어넘기를 시킨다.

게임의 목적은 도깨비에게 잡힌 동물들을 구하고 저멀리 도깨비섬(오니가시마)에 강림한 염라대왕을 물리치는 것. 긴 여정이라서 패스워드로 이어서 할 수 있게 해놨다.

각 스테이지 시작 부근엔 마을이 있다. 마을 사람이 스테이지나 보스 공략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몰라도 쉬워서 클리어에 지장 없다. 마을에서 할 일은 모은 돈으로 무기나 회복 아이템을 사는 것이다.

점프 폭이 넓고 적의 공격 패턴이 단순해서 제일 어려운 난도로 하더라도 누구나 시간만 들이면 엔딩을 볼 수 있다.

도중에 노인이나 여자가 있는 곳에 들어가면 퀴즈, 가위바위보, 주사위 놀이를 한다. 이기면 도술이나 아이템을 얻는다. 퀴즈는 일본어를 알아도 기억력이 요구되어 맞추기 쉽지 않다.

일본 전통 요괴와 도깨비 캐릭터들이 귀엽다. 때려서 죽이기 불쌍할 정도로.

게임은 굉장히 잘 만들었다. 타격감도 좋고, 그래픽이 귀여워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원더보이 몬스터랜드 느낌도 난다.

각 스테이지의 보스인 도깨비를 무찌르면 염라대왕이 있는 섬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거쳐간 보스들과 다시 싸운 다음, 새의 도움을 얻어 끝판왕 염라대왕과 싸운다. 염라대왕은 모모타로 전설 RPG에서도 끝판왕으로 등장한 바 있는 숙적이다.

누구나 엔딩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제작사의 의도대로 스트레스 없이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었다. 귀여운 그래픽과 완성도 높은 BGM은 덤.
액션 게임으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엔딩 본 날 - 2024년 2월 27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