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7

메탈 기어1 MSX2판


1987년 MSX2 컴퓨터로 나온 액션 게임. 당시 무척 하고 싶었지만, MSX1(대우 IQ1000) 유저였던 나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훗날 패미컴판을 어렵게 구해 해봤지만, 어이없게도 메탈 기어가 나오지 않고, 그걸 조종하는 컴퓨터가 끝판왕이었다. 무선 통신할 때 솔리드 스네이크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패미컴판 메탈 기어 - 끝판왕이 메탈 기어가 아닌 컴퓨터

패미컴판은 MSX2판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된 이식이어서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세월이 흘러 <폴리스너츠>를 깬 뒤, 같은 제작자(코지마 히데오)가 만든 메탈 기어가 생각나서 MSX2판을 해보게 되었다. 당시 이 게임이 신선했던 점은 적의 눈에 들키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전의 액션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설정이었다. 적에게 발견되면, 비상벨이 울리고 적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시종일관 긴장하며 했다. 당시로선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였고, 훗날 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시 해봐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물론 그래픽이야 단순하지만, 난 훗날 나온 3D 그래픽의 메탈 기어보다 MSX의 메탈 기어를 좋아한다. 플스2판 <메탈 기어3>를 잠시 해봤지만, 복잡하고 대사도 쓸데없이 많아서 머리만 아팠다.


적의 기지에 잠입해서 여러 아이템을 찾아 막힌 곳을 뚫고 나가는 게임성이 아주 절묘하다. 다만, 몇몇 부분은 공략 없으면 엄청 헤매지 않을까 싶다. 수상한 벽 찾기나 마지막 메탈 기어의 파괴법 등이 그랬다.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게임 진행 순서에 어느 정도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에 따라 공략 순서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의 상관이며, 무선으로 작전을 지시하던 빅 보스가 사실은 진짜 적이라는 반전이 충격적이었다. 당시 게임 월드 잡지에서 스포를 당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생한 것에 비해선 엔딩이 간단했다. 80년대 게임 엔딩들이 그리 길진 않았지. 그래도 잠입 게임의 기본을 만든 전설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엔딩 본 날 - 2020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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