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BitDo M30 2.4G 컨트롤러 사용기

여태껏 써본 게임 컨트롤러 중 십자키 최고는 단연 새턴 패드였다. 엄지손가락에 부담이 안 가고 촉감이 좋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컨트롤러다. 그걸 본떠서 나온 게 8BitDo M30 컨트롤러다. 새턴의 십자키와 메가드라이브 패드를 합쳐놓은 디자인이다.

8BitDo에서 나오는 컨트롤러는 디자인이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서 인기를 끌지만, 블루투스 제품 위주라서 대체로 입력 지연이 있는 게 아쉬웠다. 이 M30 컨트롤러도 처음엔 블루투스 제품만 있어서 관심을 안 두고 있다가 2.4G 무선 방식이 나왔길래 바로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제품 설명을 보니 메가드라이브 미니와 스위치만 지원된다고 쓰여 있어서 포기했다. 나는 PC와 안드로이드에서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단 관심을 접었던 제품인데, PC, 라즈베리파이, 안드로이드에서 된다는 커뮤니티 댓글에서 봤다. 그래서 바로 알리익스프레스에 주문했다. 트레블월렛 카드 10% 할인 받아 18.59달러에 샀다.

열흘 만에 도착했다. 본체, USB리시버, USB케이블, 설명서가 내용물의 전부다. PC USB포트에 리시버를 꼽아 Mesen 에뮬에서 테스트해봤다. 특별한 페어링 과정 없이 꼽고 start 버튼 누르니 바로 인식되었다.

잘 된다. 스타트 버튼 아래 왼쪽에  있는 별 모양 버튼만 PC에서 안 먹고 모든 버튼이 매핑된다. 잘 되는데, 왜 8BitDo는 메가드라이브 미니와 스위치에서만 된다고 써놨는지 모르겠다. PC와 안드로이드에도 호환된다고 하면,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주력인 블루투스 제품을 더 밀고 싶은 의도였을까? 8BitDo 사이트의 제품 설명에도 동봉된 메뉴얼에도 PC와 호환된다는 표기는 없었다.

메가드라이브 미니, 스위치와 연결된다는 설명만 있다

SNES9X 에뮬 매핑에선 대각선 입력이 안 되는데, 이건 XBOX one 컨트롤러 말고 되는 제품을 못 봤으니 정상이라고 본다. Visualboy advance 에뮬에서 방향키가 연속 입력 안 되는 문제가 있는데, Mesen에서 문제없는 걸 보면, 컨트롤러가 아닌 에뮬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

배터리는 480mAh짜리가 내장되어 있고, 1~2시간 충전에 35시간 쓸 수 있다고 한다. 충전 단자가 USB C가 아닌 건 좀 아쉽다. 이곳 자료에 따르면 레이턴시 값 10.800ms로 무선으로선 양호한 편이다.

소장 중인 USB 새턴 컨트롤러와 견줘보니 십자키가 거의 똑같다. 이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다. 8비트 16비트 에뮬 게임 하기에 딱 좋은 컨트롤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