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제리 보이

1991년 에픽 소니가 슈퍼패미컴용으로 발매한 액션 게임.
게임월드 1992년 3월호에 공략이 실려 있어서 제목은 알고 있었는데, 당시 슬라임 캐릭터에 별 관심이 없어서 끌리지 않았던 게임이다.

지금은 슬라임이 주인공인 애니도 있고, 드퀘로 친숙해져서 호기심에 해봤다.

제리 왕자가 에미 공주와 혼약한 밤, 사악한 마법사가 제리의 왕좌를 빼앗으려고 에미 공주를 흠모하던 제리의 동생 톰을 꼬드긴다.
마법사는 마법을 걸어 제리 왕자를 슬라임으로 만들어 버리고, 동생 톰은 에미 공주를 가로채 왕좌에 오르려 한다.
졸지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제리 왕자는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한다는 스토리.

시작하면 스테이지 선택 화면이 나오는데,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만 고를 수 있어서 처음엔 스테이지1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방향키+X 또는 Y 버튼으로 벽에 달라 붙는 조작이 중요하다. 벽에 붙고 나서 X나 Y 버튼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떨어지지 않고, 그 상태에서 벽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그래픽은 따스한 동화 분위기라서 느낌이 좋다. BGM도 그래픽과 어울리는 음색으로 상당히 좋다.

게임은 꽤 긴 편이다. 여덟 개의 월드에 16스테이지나 된다. 긴데, 패스워드나 세이브 기능이 없다는 점이 의아하다.

각 월드의 두 번째 스테이지는 보스전이다. 보스전은 공격 패턴이 단순하고 내구성이 높지 않아 쉬운 편이다.

보스전보다는 일반 액션 스테이지에서 벽을 타고 가는 부분과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에는 마을이 나오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고 대화에서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는 정도.

끝판왕 마법사를 물리치면 제리 왕자가 인간으로 돌아오고 마법사의 꼬임에 넘어가서 왕좌와 공주를 가로채려고 했던 동생 톰이 엎드려 사죄한다.

흔쾌히 용서하는 주인공. 동화 스토리의 주인공답다.

엔딩은 스태프롤 나오고 끝난다. 이미 깬 스테이지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뭔가 숨겨진 요소가 있을까 했지만, 그런 거 없는 모양이다.

어릴 때는 시시한 게임으로 보였는데, 슈퍼패미컴 초기 작품치고는 양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채로운 스테이지, 절묘한 게임 밸런스, 개성 있는 적 등이 장점이다.

아쉬운 점은 조작이 쉽지 않다는 점, 공격에 타격감이 부족해서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점, 세이브가 없다는 점이다.

이 게임으로 제작사는 1991년에 일본 디지털 컨텐츠 협회가 주최한 1991 AVA미디어그랑프리에서 비디오게임 부문 캐릭터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1994년에는 속편이 발매 예정이었으나 99% 완성된 상태에서 발매 취소되었고, 롬 파일만이 웹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엔딩 본 날 - 2024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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