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가 집에 없었던 어린 시절에 문방구에서 단돈 1000원에 팔던 보드 게임을 사서 동네 아이들과 자주 즐겼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보드 게임이지만, 그때는 주사위 게임이나 말판놀이 등으로 얘기한 것 같아요.
둥우리에서 나온 것도 있었지만, 1986년부터 1990년 사이에 제일 유명했던 건 사다리에서 나온 죨리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3~4명이서 각자 캐릭터를 갖고 주사위 던져서 끝까지 먼저 가는 게 기본 룰.
제일 먼저 해봤던 게 <대마왕 요괴의 성>이네요.
강렬한 해골 일러스트 덕인지 우리집 말고도 갖고 있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꽤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계촌 말판놀이. 요건 죨리게임 시리즈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해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게임을 보드게임화한 게 많았습니다.
이것도 오락실용 게임 <전장의 이리>를 보드게임화한 것. 패미컴판도 있죠. 이 말판 놀이도 재미났습니다.
드래곤볼이란 걸 이걸로 처음 봤습니다. 만화가 한국에 아직 들어온 시기가 아니었죠. 서유기 손오공 같아 보이는데, 캐릭터는 다르고 그래서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림 되게 잘 그렸다고 생각했어요.
요건 애니메이션 <명견 실버>를 보드게임로 만든 거죠. 애들 사이에서 비디오로 한때 유명했어요.
말판 놀이는 끝판왕이 붉은살인곰이었는데, 숨겨진 약점을 찾아 먼저 쓰러뜨리는 게 승자.
동생과 경쟁이 치열해져서 약점 카드에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해놓는 사기를 치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SD건담을 너무 좋아해서 이 말판놀이도 좋아했습니다. 가챠퐁 전사 게임을 주제로 만든 것. 말판놀이도 재미났고, 그냥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스케일이 커져서 값을 두 배 정도 올린 디럭스판도 나왔습니다. 보자마자 샀죠. 고무 피규어와 일러스트 카드가 잔뜩 들어있는 초호화판!
동네 애들과 3~4명이서 아주 재밌게 즐겼습니다. 이거 해보고 나중에 MSX2용 가챠퐁 전사2를 봤을 때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가난한 소년은 이 말판놀이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죠.
딱 보면 알겠지만, <젤다의 전설>이죠. 마왕성의 결투... 그 시절엔 일본 거 들여와서 짝퉁으로 만들고 제목을 대충 막 지었습니다.
일본 원판은 이거죠.
닌텐도 라이센스를 얻어 반다이가 직접 내놓은 보드 게임. 한 컨텐츠로 여러 상품을 만드는 일본의 상술은 80~90년대에도 매우 능숙했습니다.
지금은 보드 게임 할 일이 없지만, 그 시절엔 전자오락보다 재미나게 즐긴 때도 있었습니다. 게임기 사기엔 돈이 없고 즐길 거리는 한정되어 있고... 1000원 주고 이거 사서 여럿이서 즐기면 꿀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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