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8

추억의 문구점 보드 게임 시리즈

게임기가 집에 없었던 어린 시절에 문방구에서 단돈 1000원에 팔던 보드 게임을 사서 동네 아이들과 자주 즐겼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보드 게임이지만, 그때는 주사위 게임이나 말판놀이 등으로 얘기한 것 같아요.

둥우리에서 나온 것도 있었지만, 1986년부터 1990년 사이에 제일 유명했던 건 사다리에서 나온 죨리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3~4명이서 각자 캐릭터를 갖고 주사위 던져서 끝까지 먼저 가는 게 기본 룰.
제일 먼저 해봤던 게 <대마왕 요괴의 성>이네요.

강렬한 해골 일러스트 덕인지 우리집 말고도 갖고 있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꽤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계촌 말판놀이. 요건 죨리게임 시리즈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해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게임을 보드게임화한 게 많았습니다.

이것도 오락실용 게임 <전장의 이리>를 보드게임화한 것. 패미컴판도 있죠. 이 말판 놀이도 재미났습니다.

드래곤볼이란 걸 이걸로 처음 봤습니다. 만화가 한국에 아직 들어온 시기가 아니었죠. 서유기 손오공 같아 보이는데, 캐릭터는 다르고 그래서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림 되게 잘 그렸다고 생각했어요.

요건 애니메이션 <명견 실버>를 보드게임로 만든 거죠. 애들 사이에서 비디오로 한때 유명했어요.
말판 놀이는 끝판왕이 붉은살인곰이었는데, 숨겨진 약점을 찾아 먼저 쓰러뜨리는 게 승자.

동생과 경쟁이 치열해져서 약점 카드에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해놓는 사기를 치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SD건담을 너무 좋아해서 이 말판놀이도 좋아했습니다. 가챠퐁 전사 게임을 주제로 만든 것. 말판놀이도 재미났고, 그냥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스케일이 커져서 값을 두 배 정도 올린 디럭스판도 나왔습니다. 보자마자 샀죠. 고무 피규어와 일러스트 카드가 잔뜩 들어있는 초호화판!

동네 애들과 3~4명이서 아주 재밌게 즐겼습니다. 이거 해보고 나중에 MSX2용 가챠퐁 전사2를 봤을 때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가난한 소년은 이 말판놀이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죠.

딱 보면 알겠지만, <젤다의 전설>이죠. 마왕성의 결투... 그 시절엔 일본 거 들여와서 짝퉁으로 만들고 제목을 대충 막 지었습니다.

일본 원판은 이거죠.

닌텐도 라이센스를 얻어 반다이가 직접 내놓은 보드 게임. 한 컨텐츠로 여러 상품을 만드는 일본의 상술은 80~90년대에도 매우 능숙했습니다.

지금은 보드 게임 할 일이 없지만, 그 시절엔 전자오락보다 재미나게 즐긴 때도 있었습니다. 게임기 사기엔 돈이 없고 즐길 거리는 한정되어 있고... 1000원 주고 이거 사서 여럿이서 즐기면 꿀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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