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9

슈퍼컴보이 올 게임 카타로그 '93

광고엔 ‘카탈로그’로 표기했는데, 책 표지엔 ‘카타로그’

<슈퍼컴보이 올 게임 카타로그 '93>은 93년 8월에 제우미디어가 발매한 책입니다. 1993년 8월까지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된 게임이 명인의 평점과 함께 실려 있죠.

당시 게임챔프는 다 버렸는데, 요건 하나의 완결된 책이라서 안 버리고 놔뒀습니다. 세월을 많이 먹었네요.

요즘 나오는 슈퍼패미컴 카탈로그 책과 다른 점은 명인의 평가점수가 있다는 겁니다. 10점 만점.
평가하는 명인이 누구인지는 안 밝히고 있습니다.

판권 페이지를 봐도 저자가 없습니다. 편집부 편저도 아니고 아예 저자가 없는 책은 처음 봐요. 그 이유는 일본책을 무단으로 복제해서 출판했기 때문이죠. 정식으로 판권을 사왔다면, 저자명, 원 출판사명이 표기되어 있었을 겁니다. 아마 아래 원서의 내용을 짜깁기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앞에는 장르별로 슈퍼패미컴용 게임 리스트가 실려 있습니다. 발매순이 아니라 장르별로 게임이 실려 있죠. 액션(ACT), 슈팅(SHT), RPG 순처럼요.

색인에 형광펜으로 그어 놓은 것은 제가 열심히 살았던 흔적입니다. ㅋㅋㅋ
꼭 하고 싶은 게임에 표시해둔 거죠. 용돈 사정상 바로는 못했어도 나중에 다 한 번씩은 해본 것 같네요.

슈퍼패미컴에 이식된다는 게 충격이었던 스파2. 역시 9.0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10점 만점 받은 게임은 이 책에 없고, 보통 8점 넘으면 양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이널 환타지 4.... 요즘은 F를 ㅎ으로 표기 안 하는데, 당시는 ㅎ과 ㅍ을 일관성 없게 병기했던 것 같아요.
"보통의 적에 비해서 보스가 무척 강하므로 경험치를 모아두었다가 전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쓰나 마나 한) 글이 쓰여 있네요.

많이 안 알려졌지만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헤라클레스의 영광 3. 8.4라는 고평가에 수긍합니다. 북두의 권 5는 점수를 7.0씩이나 받았네요. 저라면 한 5점 미만 줬을 듯.
옆의 뚱보 아돌 그림.... 옛날 게임 잡지의 일러스트에 불만이었던 건 너무 싼티 난다는 거.
어린 눈으로 봐도 별로였어요. 지금 보면 이것도 추억이네요.

위저드리5가 드퀘5랑 같은 평점. 대체 위저드리5가 얼마나 재밌기에 저런 점수일까 하고 나중에 해봤는데, 어려워서 진도가 안 나가더군요. 점수는 높아도 슈패판으로 해본 사람이 드문...

에스트폴리스1이 겨우 6.8? 말도 안 됩니다. 명작이라고 생각해요.

한 달에 발매된 게임 수. 많이 나올 땐 한 달에 42 타이틀이나 나왔네요. 무슨 게임을 할지 행복했던 슈퍼패미컴의 전성기였습니다.

이스4가 9.0이라고?? PC엔진판은 몰라도 슈퍼패미컴판은 6점대가 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슈퍼 마리오 카트. 레이싱 게임 중 가장 높은 점수. 어린 시절 해봤을 때 환상이었습니다.

명인의 점수와 평가가 그리 깊이 있진 않지만, 보는 맛이 색다른 카탈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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