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5

5.5인치 화면의 에뮬 게임기 Powkiddy X55

게임보이에 추억이 있어서 비슷한 디자인의 RG351V, RG35XX, 미유 미니 플러스를 연이어 써봤지만, 3.5인치의 화면에 눈이 적응하지 못하고 방출했다. 학생 땐 게임보이의 2.6인치 화면으로 잘만 게임 했는데, 지금은 더 큰 3.5인치에도 내 눈이 오래 견디질 못했다.

미유 미니 플러스를 판 값에 3만원을 보태 X55 중고를 사봤다. X55 리뷰를 처음 봤을 땐, 십자키 위치라든가 디자인이라든가 배터리라든가 색상이라든가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아서 구매목록에 넣지 않았는데, 마음이 바뀌어 X55를 들인 까닭은 다음과 같다.

-미유 미니 플러스는 물론이고, 이미 쓰고 있는 new 3DS XL(4.88인치)보다도 큰 화면을 원했다.

-5.5인치 액정의 에뮬 게임기 중엔 가장 가성비가 좋아 보였다. 2023년 7월 기준 8만원대. 

-게임보이와 게임기어 세로 해상도 144의 정배수로 게임을 해보고 싶었다. X55의 세로 해상도가 게임보이의 딱 5배인 720이었다.

X55의 액정 해상도는 1280x720이고 16:9 와이드 비율이다. 고전 게임용으론 5인치가 4대3 비율로 나와주면 좋겠지만, 그런 게임기는 현재 없었다. 옆으로 길어서 3DS XL보다 큰 건 아쉽지만, 무게는 293g로 new 3DS XL보다 36g 정도 가벼웠다.

미유 미니 플러스의 3.5인치 화면을 보다가 X55 보니까 확실히 화면 시원시원하다. 휴대용 게임기로선 이 정도 화면이 한계일 것 같다. X55도 크기가 다소 부담스러운데 여기서 더 크다면 휴대성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버튼들은 싼 티가 난다. 딱딱하고 장난감 버튼 같다.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별로 기대를 안 해서 그럴 수도 있다. L1, L2, R1, R2 버튼들은 누를 때 소리 나는 게 거슬렸다. 사람 많은 데서 하긴 좀 그럴 것 같다.

듀얼코어님이 수정한 JelOS를 기본 중국산 SD카드에다 깔아서 부팅했는데, 기다려도 시작 화면으로 안 넘어가길래 전원을 껐다 켜니 됐다. 기본 16기가 SD카드는 seapiy라는 듣보잡 브랜드라 믿음이 안 간다. 좀 써보고 바꾸든가 해야겠다.

게임보이 게임으로 new 3DS XL와 화면 크기를 비교해봤는데, X55의 화면이 살짝 크다. new 3DS XL도 게임보이 게임하기에 좋은 비율과 크기이지만, X55가 좀 더 좋다. X55의 720P 해상도가 게임보이 해상도 5배 정배수라 더 깔끔하지 앟을까 했지만, 딱히 new 3DS XL 화면보다 도트 처리가 확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액정을 비교해보니 내 new 3DS XL의 상단 IPS 액정이 오줌 액정임을 알았다. 누렇다.

new 3DS XL은 무거운데다 딱 고정 안 되는 힌지, 안 좋은 십자키 조작감, SD 카드 빼기 귀찮음 등이 단점이다. 에뮬 게임을 한다면 굳이 X55를 두고 3DS로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화면이 커서 시원시원하다는 장점이 다른 단점을 가리는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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