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0

1941 카운터 어택 (PC엔진 슈퍼그래픽스판)

캡콤이 오락실용으로 내놨던 게임을 1991년 허드슨이 PC엔진 슈퍼 그래픽스로 이식해서 발매했다. 일본 오락실에선 당시 파로디우스나 라이덴에 밀려서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1942, 1943, 1943改에 이른 194X 시리즈 4번째 작품. 전작들은 미군과 일본군의 전쟁이었으나 1941은 연합군 vs 독일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대 고증보다는 SF 디자인이 다소 섞인 가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2인용 가능하며 1P는 P-38 라이팅, 2P는 DH-98 모스키토가 출격한다. 아이템을 먹으면 시간제한 서브웨폰, 사이드 전투기 등이 추가되며, 게이지 하나 소비해서 쓸 수 있는 필살기 메가크래쉬도 있다.

한 스테이지를 깰 때마다 격추율과 파괴율을 따져서 계급을 판정한다. 최고 계급은 소장이며 한 번 오른 계급은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

1941년 북대서양 상공에서 게임이 시작되며, 전체 6스테이지 구성이다. 적탄이 사방팔방에서 날라와서 몇 대 맞는 건 피할 수 없는 곳도 있다. 특히 후방의 적은 공격할 방법이 없어서 어렵다. 게이지 관리를 잘해야 깰 수 있다.

PC엔진 슈퍼그래픽스는 PC엔진의 업그레이드 기종이지만, 비싸고 게임 타이틀이 너무 안 나와서 망한 게임기이다. 전용 게임이 고작 다섯 개였고, 그 마지막 작품이 이 게임이다. 출하량이 많지 않아 휴카드가 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지금 실기로 즐긴다고 하면, 이것보다는 PSP의 <CAPCOM CLASSICS COLLECTION Remixed>에 들어 있는 아케이드판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아케이드판은 세로가 긴 화면이었지만, 가정용 게임기에 맞게끔 4대3 비율로 바뀌었다. 그걸 제외하면 이식도는 꽤 높은 수준이다.

꽤 어려운데, 쉽게 할 수 있는 비기가 있다. 시작하고 경고 문구가 나올 때 Ⅱ 버튼을 15회 이상 연타하면 시츄에이션 모드가 나와서 난이도, 라이프, 스피드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해보니 잘 만든 게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난생처음 깨본 PC엔진 슈퍼그래픽스 게임이었다. 실기로 못 해본 한을 에뮬로나마 풀었다.

PC엔진 슈퍼그래픽스를 만트라프레스라는 배포지에서 처음 보고 그 위용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학생 신분에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가격이었다. 그래픽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해도 8비트라는 한계는 여전했기에 16비트로 홍보하며 더 저렴하게 팔았던 메가드라이브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 게임이 완성도는 높지만, 딱히 메가드라이브의 슈팅 게임들을 압도하는 수준까진 아니었다고 본다. 안타까운 기종의 황혼을 장식하며 함께 꺼져간 작품.


엔딩 본 날 - 2022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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