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5

BS 젤다의 전설 MottZilla 개조롬

<젤다의 전설> 시리즈 첫 작품은 1986년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으로 발매되었고, 1995년 슈퍼패미컴 BS 위성방송 게임으로 리메이크된 바가 있다. 그러나 사테라뷰 방송이 사라진 지금, 에뮬에서 실행한다 해도 엔딩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서양의 능력자들이 <BS 젤다의 전설>을 에뮬에서도 플레이 가능하게끔 개조판을 다수 만들어냈다. 그중 MottZilla 패치 롬을 윈도우용 SNES9x에서 실행해봤다.


MottZilla 패치 롬은 2012년에 나왔으며 패치 파일은 아래 링크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일본어, 영어, 독일어판이 있다.
https://bszelda.zeldalegends.net/rh.shtml

원래 BS 슈퍼패미컴 게임을 에뮬에서 실행하려면, BS-X.bios 파일이 필요하고, 바이오스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동한 뒤, 게임을 선택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개조 롬의 경우는 다른 게임 롬처럼 바로 실행된다.


<BS 젤다의 전설>은 1995년 서비스 당시, 매주 1번씩 정해진 시간에 50분씩만 게임 할 수 있었고 4주 차 방송이 끝나면 게임이 완전히 종료되는 방식이었다. 각 주차엔 목표가 있고, 제한 시간 50분 안에 그 목표를 달성해야만 게임 클리어가 가능하다. 합해서 50분×4회=200분 안에 클리어 하란 얘기다. 당시엔 방송 시간 동안 진행자와 성우들이 음성으로 힌트를 주었다고 하는데, MottZilla 개조 롬에선 그 부분이 다 빠져 있다. 다만, 50분 안에 목표 달성해야 하는 제한은 살아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하긴 어렵다.


처음 실행하면, 플레이어 등록을 하는데, 세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BS 원판에 없었던 링크가 추가되어 있다. 그리고 MAP 1과 2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MAP 2는 원판의 2회 차 지도다. 우라 젤다 맵이라고도 하는데, 지형이 많이 달라진다.


등록 화면에서 HELP를 눌러보면, 게임 세이브 방법,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목표 달성 시 나오는 법(버튼 조합) 등이 나와 있다.


플레이 중 셀렉트 버튼을 누르면 목표가 나온다. 얻어야 하는 트라이포스, 아이템 등이 표시된다. 저걸 50분 안에 다 얻어야 게임이 초기화되지 않는다.


옛날 게임이지만, 느낌이 꽤 좋았다. 칼질도 부드럽고 그래픽도 아기자기하니 좋았다. 원작인 패미컴판은 지금 하긴 너무 초라해 보였는데, 이건 봐줄 만했다.


처음엔 패미컴판 공략을 참조했다. 그런데, 맵이 달랐다. 패미컴판을 그대로 리메이크한 게 아니라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지도와 유튜브 공략 영상을 보며 진행했다.


해보니 상당히 불친절한 게임이다. 요즘 RPG처럼 뭘 어떻게 하라고 자세히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곳곳의 할아버지들이 주는 힌트도 너무 짧다. 자유롭게 탐험하면서 알아내라는 식이다.
숨겨진 요소가 많은데, 공략 없이 그걸 다 찾아내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절묘한 게임성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숨겨진 걸 발견했을 땐 성취감이 클 것 같다. 옛날에 이런 발상을 했다는 게 놀랍다.


1주 차 목표 달성 이후 길이 막혀서 오래 헤맸다. 새로운 지역으로 가려면 양초가 필요한데, 가게에서 안 팔아서 뭔가 잘못 되었나 싶었다. 알고 보니 목표 달성한 뒤엔 제한 시간 50분이 다 되길 기다리든가 L+R+Y+B 버튼으로 끝내야 다음 목표로 바뀐다고 한다. 처음엔 버튼 조합을 몰라서 50분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 에뮬의 빨리 가기 기능을 이용했다.


1주 차가 끝나면, 소프트리셋되고, 그때까지 얻은 아이템이 다 있는 상태에서 시작 지점으로 돌아간다. 그 상태에서 해당 가게에 다시 가보니 양초를 팔고 있었다.
그 뒤론 쭉쭉 진행할 수 있었다. 8개의 던전에서 각각의 트라이포스를 얻고, 마지막 은 화살촉까지 챙기면, 끝판왕 가논과 싸울 수 있다.


가논이 나오는 위치는 처음 시작 지점이다. 당시 위성 서비스에선 음성으로 힌트를 줬겠지만, 그게 없는 상태라서 헤맸다. 난 유튜브 공략을 보고 알았다.

별로 기대 안 했는데, 몰입해서 했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맵 구성, 간편한 조작, 다양한 무기... 왜 <젤다의 전설> 초기작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지 알 수 있었다. 원작인 패미컴판도 해보고 싶어졌다.


엔딩 본 날 - 2019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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