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0

ONI 3 흑의 파괴신


1993년에 판도라박스가 개발하고 반프레스트가 발매한 ONI 시리즈 3탄.
중세 서양 배경이 아닌, 천외마경, 모모타로 전설, 벤케이 외전처럼 옛 일본 배경이다. ONI(鬼)는 일본말로 귀신을 의미한다.

게임보이 RPG로선 특이하게도 4장 옴니버스 구성이다. 드래곤 퀘스트4처럼 각 장마다 주인공이 다르고, 마지막 장에서 한 데 모인다.

주인공 토키와마루

도구점으로 먹고사는 어느 집안에 대대로 열어선 안 되는 창고 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도구점 주인 할아버지가 죽고, 그가 키우던 아이가 그 문을 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게 프롤로그이고, 1장부턴 번갈아 가며 다른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치유 능력을 타고난 세이시로, 행방불명된 언니를 찾으려는 소녀 검객 시즈나, 오사카 사투리를 쓰는 인도인 찬드라가 각 장의 주인공이며, 마지막 4장에서야 프롤로그의 주인공 토키와마루가 재등장한다.


성능이 딸리는 게임보이 RPG라서 별 기대 없이 했으나 예상보단 JRPG의 기본에 충실했고, 등장인물의 개성도 대사에 잘 드러나서 수작으로 느꼈다. 물론 게임보이 스펙상 마을 구조가 비슷비슷 단조로운 면은 있다.


전투 시스템은 드퀘와 흡사하고, 특이한 점이라면 등장인물들이 마신기(魔神器)를 이용해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투 중 변신하면, 1턴이 소요되지만, 더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다.


마지막 4장은 다른 장보다 길고, 공략 안 보면 막힐 것 같은 곳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던전 미로가 단순한 편이고, 이벤트에서 그리 많은 뺑뺑이를 돌리지 않는다. 단지, 적 조우율이 높아서 성가셨다.


후반부엔 '중국'으로 추측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당시 중국으로 가려면 조선을 거쳐야 했을 텐데, 게임에선 생략된 게 아쉽다. 옛 일본 배경 RPG에서 한반도가 등장한 건 아직 보지 못했다.


스토리에 막 반전이 있진 않지만, 조금 강한 소재가 쓰였다. 사이비 종교가 등장하는데, 이상향으로 가려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사람들을 선동한다. 그래서 많은 이가 자살한다. 어린아이가 "엄마가 자살했어"라는 대사를 날린다.


게임보이 수준에선 그럭저럭 잘 만든 RPG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가 길게 이어진 이유가 있었다. 3편은 2편에서 300년 후가 무대라서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 딱 하나 연관이 있다면, 자기 몸을 기계로 바꿔서 수백 년을 살아온 카라쿠리 야에몬이 등장한다는 점 정도다.

해킹된 NEW 3DS LL에서 GameYob 에뮬로 엔딩을 봤다.


엔딩 본 날 - 2019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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