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4

아레사 (게임보이용 시리즈 첫 작)


1990년이 야노만이 게임보이용으로 발매한 RPG. 여자가 주인공인 RPG가 드문 시절에 나왔다.


아레사 왕국에 쌍둥이 공주 마테리아와 에미리타가 태어난다. 그 순간 골드드래곤이 나타나 에미리타를 납치하고, 마왕 하워드의 공격으로 왕 리퍼튼은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마테리아는 다른 이의 손에 맡겨져 여검사로 자란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공주 마테리아는 혈육을 찾고 마왕 하워드를 무찌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지금 하기엔 여러 모로 시스템이 불편하고 게임의 힌트도 적어서 불친절하다. 도중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치트의 힘을 빌려서 속전속결로 깼다.

마을 건물들이 무척 크다. 마을 구조를 좀 돌아다녀야 알 수 있다. 어느 마을이나 구조가 거기서 거기이니 금방 적응은 된다. 집 안에 들어가면 많아야 두 명밖에 없는데, 공간은 무척 넓다. 마을 안에서 꽤 걷는 느낌이다.

가게에서 파는 장비나 아이템 가격을 보면, 무척 비싸다. 초반부터 이렇게 높은 단위로 파는 RPG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마을에 현금 ATM이 있다. 중세 판타지 배경에 ATM이 웬 말인가 싶은데 하여튼 있다. 그리고 필요 없는 아이템을 아무 가게에서나 팔 수가 없다. 팔 수 있는 가게가 마을엔 없고 던전 같은 데 종종 있다. 돈이 중요한 게임이라서 제한을 둔 것 같다.
희한한 건 이벤트상 중요한 아이템을 마을 가게서 팔고 있다는 점이다. 돈 모아서 그 아이템을 사지 않으면 진행이 안 된다.


전투는 흔한 드래곤 퀘스트 스타일인데, 특이한 점은 레벨이 어느 정도 오르면, 적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레벨을 상한까지 올리면 쾌적하게 할 수 있다. MP는 없고 마법은 자신의 HP를 소모해서 쓴다. 마법을 써서 HP가 줄더라도 회복마법으로 다시 올릴 수 있다.
그리고, 파이어볼 마법으로 재로 만든 몬스터를 캡슐에 담으면 일시적으로 몬스터를 쓸 수 있다.

옛날 RPG답게 힌트가 적어 불친절한 편인데, 그나마 돌아다니다 보면 멋대로 나오는 마테리아의 혼잣말이 어디로 갈지 알려주는 힌트가 된다.
등장인물의 대사에 개성이 안 느껴지고 감정의 교류가 안 보여서 이야기를 파악하기 어렵다. 많은 부분이 생략된 채로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냥 마테리아가 쌍둥이 동생을 찾고, 아버지의 원수인 마왕을 물리치는 스토리로 이해하면 되겠다.


마법사가 만든 마법인형 돌은 동료가 되는데, 늙지 않아서 아레사 시리즈 모두에 등장한다고 한다. 다른 동료인 시빌은 엔딩을 보고서야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걸 알았다.


마지막 전투는 몬스터와 26번 싸워야 한다. 주인공이 아니라 돌의 살신성인으로 끝판왕을 물리친다.


단순하고 조잡해 보이지만, 공략을 보지 않으면 막힐 곳이 많다. 베루베 요새 안에선 길이 막혀 버리는 버그가 있는데, 세이브했다가 로드해야 해결된다고 한다.


몇 가지 특이한 시스템을 채용하긴 했지만, 여러 모로 B급 냄새가 나는 RPG였다.


엔딩 본 날 - 2019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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