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건헤드

건헤드는 1989년 영화 잡지에서 본 일본 영화였다. 우뢰매 정도의 특수효과에도 열광하던 나로선 일본이 세계 최초로 거대 로봇 영화를 만들었다는 소식에 부러웠다.
이게 PC엔진용 게임도 있길래 하고 싶었는데,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해본다.

영화는 완성도가 낮아 망작으로 끝났지만, 게임은 당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제목만 같고 영화와는 다른 내용이라고 한다. 원작으로부터 55년 후 이야기이며, 건헤드가 우주용으로 개조되었다. 그래서 영화와 달리 배경이 우주다.

컴파일이 제작을 맡아서 그런지 알레스트와 유사한 시스템을 지녔다. 4종의 메인 무기와 4종의 서브웨폰, 폭탄을 사용한다.

당시 경쟁 기종이었던 메가드라이브의 슈팅 게임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래픽도 괜찮고 호쾌하다. 가정용 게임기에서 1989년에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완성도가 아닌가 싶다.

자낙이나 알레스트처럼 게임이 짧지 않다. 스테이지9까지 있어서 체력과 근성이 요구된다. 난이도는 쉬운 편이라고 하는데, 나한텐 어려웠다.

막판엔 전에 싸웠던 보스들과 다시 싸운다. 끝판왕은 어울리지 않게 여인이다. 아마도 컴퓨터가 만들어낸 홀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여인을 없애면 본체가 드러난다.

원래는 스타 솔저의 속편으로 기획되었다가 건헤드 판권을 취득하자 부랴부랴 건헤드로 바꿨다고 한다. 영화 건헤드의 느낌은 전혀 없다. 기껏 판권 사와놓고 제목만 빌린 것이다. 영화 마케팅에 편승을 노렸겠지만, 영화가 망해서 플러스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엔딩 본 날 - 2024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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