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0

메탈기어2 스네이크의 복수 FC


<스네이크의 복수(Snake's Revenge)>는 1990년, 영문판으로 북미에서만 발매되었던 패미콤용 메탈기어의 속편이다. 이 게임은 지금도 걸작으로 꼽히는 MSX2판의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의 패미콤 이식판……은 아니고, 원작자인 코지마 히데오가 관여하지 않은 패미콤만의 오리지널 작품이다.

패미콤으로 나왔던 <메탈기어>가 일본에서는 반응이 그냥 그랬지만, 해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래서 해외 팬을 위한 패미콤만의 속편이 나온 것이다.

이 게임의 제작 당시, 코지마 히데오는 퇴근길 전철에서 제작자에게 "실은 메탈기어 속편을 만들고 있다. 근데 코지마 당신이 만든 진짜 속편도 보고 싶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거기에 자극을 받은 코지마가 하루만에 속편의 줄거리를 쓰고 그것이 바로 MSX2판 <메탈기어2 솔리드 스네이크>가 된다. 배다른 형제라고 해야 하나.


패미콤의 <스네이크의 복수>는 정통 속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 팬으로부터도 번외편으로 취급받고 있다. 또 해외판매용이라 그런지 캐릭터나 그래픽도 양키 센스가 넘친다. 등장인물이 다 우락부락하고, 솔리드 스네이크의 모습도 위의 그림처럼 짧은 머리의 근육남이다.


잠입액션게임이란 게임진행방식은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헬리콥터가 공격해오고, 적의 증원도 많아서 무척 어렵다. 또한 전작과 같은 퍼즐 요소가 많지 않고, 자백가스, 조명탄, X선탐지기, 도청 마이크 등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아이템이 추가되어 있다.
이 게임의 프로그래머 중에는 패미콤판 <혼두라>나 <악마성 전설>을 담당했던 사람들도 있는데, 그 탓인지 게임 내에서도 스네이크가 마치 혼두라 주인공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중간에 위와 같은 횡스크롤 화면이 나오는데, 영락없이 <혼두라> 느낌이다. 횡스크롤 채용은 메탈기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는 전작들에 견주어 심심한 편이지만, '배신자'는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왕은 스네이크의 숙적 빅보스……"3년전 넌 메탈기어1을 파괴하고 나를 사이보그가 되게 했지. 지금 그 앙갚음을 해주마!"
빅보스가 거대 사이보그가 되는 충격의 전개를 볼 수 있다. 뭐, 공식 스토리로 인정받지는 못하겠지만.


전작들과 견주면 걸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 게임 하나만 놓고 봤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은 완성도라고 할 수 있다. 외주 업체나 해외 스탭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코나미 스탭들이 만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플레이 전개가 빨라 쾌적하고, 무엇보다 기쁜 점은 패미콤판 <메탈기어1>과 달리 메탈기어가 나온다는 점이다.

댓글 2개:

  1. 지난번에 말씀하신 그것이로군요.
    잘 구경했습니다. 덕분이 따로 클리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

    딱 보기에도 타겟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제작된 듯 하네요. 스네이크라는 타이틀을 빌리긴 했지만, 그저 명성만 등에 업진 않고 그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듯 보입니다. 역시 아우터 헤븐 봉기 이후 3년 이후가 메탈기어 2 스토리이기 때문에, 스토리 측면에서는 인정 받을 수 없는 아쉬운 작품이로군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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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네이크의 복수'보다는 '스네이크의 악몽'이란 부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내용이 전혀 다르니 스네이크가 꾼 악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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