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5

데어 랑그릿사 SFC

메가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을 때, 잡지에서 <랑그릿사>의 짤막한 소개를 보고 온 용산을 뒤졌지만 구하지 못했다. 나중에 PC엔진용 CD를 손에 넣었는데, 어쩐 일인지 클리어하지 않고, 떠나 보냈던 게임이다.

결국 2002년에서야 PC엔진판을 에뮬로 클리어했다. 메가드라이브판과 PC엔진판을 견주자면 PC엔진판의 압승. 그래픽, 음악 전부 비교가 안 된다. 또 PC엔진판의 좋은 점은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는 거.


나중에 <랑그릿사2>를 에뮬로 잠깐 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데어 랑그릿사>가 땡겨서 이틀 동안 불타올랐다. <랑그릿사2>와 <데어 랑그릿사>는 다른 게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데어 랑그릿사>가 <랑그릿사2>의 업그레이드판이란다.
개인적으로는 MD 특유의 중후한 색감과 캐릭터가 큼지막하게 나오는 <랑그릿사2>가 더 좋아 보이긴 했지만, <데어 랑그릿사>는 스토리 분기가 있어서 도중의 답변내용에 따라 시나리오와 엔딩이 바뀌는 점이 장점이었다.


나는 빛의 세력도 어둠의 세력도 아닌 자기만의 길을 걷는 '패왕의 길'편으로 빠졌다. 이기적인 시나리오인데, 정의가 이긴다는 진부한 내용이 아니라서 마음에 들었다. 다만 패왕의 길로 빠진 뒤의 주인공 엘윈은 처음보다 말투도 건방져지고 웃음도 음흉(?)하게 변한다.


<데어 랑그릿사>의 시스템은 <대전략>이나 <슈퍼로봇대전>처럼 일본식 턴제 시뮬레이션인데, 다른 점이라면 레벨이 올라가면 각 캐릭터마다 여러 번의 클래스체인지할 수 있고, 용병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점이다. <슈퍼로봇대전>은 전투가 반복되면 지겨운 감이 있는데, <데어 랑그릿사>는 전투속도가 빨라서 그런지 쾌적하게 즐겼다. 전략성이나 난이도도 <슈퍼로봇대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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