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31

Forget me not -파렛트-


제4회 아스키 엔터테이먼트 소프트웨어 컨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파렛트>의 플레이스테이션판. 원래는 <RPG쯔꾸르95>라는 툴로 만들어진 아마추어 작품이이지만,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되면서 제목에 Forget me not이 붙고, 사운드와 그래픽이 파워업되어서 출시되었다.

신선한 연출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만으로도 90점은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게임형식 또한 무척 독특하다. 정신과 의사 시안이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의 정신으로 들어가 퍼즐조각 맞추듯이 기억을 되찾게 만드는 것이 목적으로, 그 과정에서 살인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난다.


소녀는 처음에 '빨간색' 이외에는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것은 하나의 방으로 표현되고,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이나 소품들은 실루엣만 나온다. 소품들을 만지면 기억이 되살아나게 되고 그것을 실마리로 또 다른 기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방과 방 또는 장벽을 통과할 때는 소녀의 정신력이 하나씩 소비되는데, 이것이 다 떨어지면 처음 방으로 돌아가 버린다. 이 제약이 이 사이코스릴러물을 게임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픽은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음악과 효과음이 긴장감을 조성해서 공포영화 분위기가 난다. 살인사건이 소재라서 분위기도 음침한 편이다.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인상적인데, 깊이가 있으면서도 무척 난해하다. 다르게 말하면 불친절하다고 해야 하나. 끝까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상상하고 추측해야 한다.

거기에 추리를 방해하는 장치가 하나 있고, 마지막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도 있어서 이해가 쉽지 않은 게임이라 생각한다. 엔딩 보고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서 단서들을 되새김질했다. 영화로 치면 <메멘토>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해석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결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반나절이면 끝낼 수 있는 게임이니 일본어를 아시고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플레이를 권한다.

원작 PC판 다운로드 링크 : http://www.enterbrain.co.jp/gamecon/no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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