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1

이스7 PC 한글판

이스7은 2009년 PSP로 처음 나왔고, 2010년 RPGFan E3 어워드에서 베스트 RPG를 수상했다고 한다. 일본 게임인데도 PC판은 2012년 중국에서만 나왔는데, 그 이유는 당시 일본에서도 PC 게임은 복사판이 많이 돌아서 이스7을 발매해도 적자가 났을 가능성이 커서라는 얘기가 있다. 2009년 이후 팔콤은 콘솔 중심으로 노선을 바꿨다.
그 사이 비공식 한글 패치가 중국어 PC판을 바탕으로 2014년 공개되었고, 일본어 PC판은 2017년이 되어서야 스팀으로 나왔다.

이스7의 스토리는 1987년 발매된 PC8801용 이스1의 매뉴얼에서 단 한 줄로 언급되었던 ‘알타고의 오대룡’이다. 팬들 사이에서 언제 게임이 될지 화제가 된 떡밥이었는데, 무려 22년이 지난 2009년에 나온 것이다.

이스6에서 반 년 뒤 이야기라서 이스6 클리어 뒤 이어서 했다. 이스6과 관련이라고 하면 등장인물 갓슈다. 이스6을 안 해본 사람은 갓슈가 누군데 저러지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 빼고는 다른 게임처럼 느껴졌다. 일단 그래픽 자체가 이스6하고는 확 다르다. 이스6은 고전 이스의 전통을 지켜서 작은 캐릭터가 액션을 펼치지만, 7은 캐릭터가 큼지막해지고 다른 캐릭터까지 조작할 수 있다. 커진 건 그럴 수 있다 보지만, 캐릭터 그래픽 자체가 짜리몽땅하고 매력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불호였다.

7에서 처음 도입된 파티 시스템, 무기 스킬 시스템 등은 4 리메이크, 8, 9에 계승된다. 8을 먼저 해본 터라 7의 시스템은 여물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전 이스팬들에겐 호불호가 갈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움을 추구해야 했던 이스의 방향이 결정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8부터 제대로 정착이 된 느낌이다.

스토리는 이스6의 작은 섬에서 모험을 끝내고, 도기와 함께 용기사의 나라, 알타고 공국으로 건너온 아돌 크리스틴이 알타고를 멸망의 운명에서 구하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
다섯 부족이 각각 땅, 불, 바람, 바다, 달의 속성을 지닌 다섯 드래곤을 신으로 모시고 있고, 아돌은 그 다섯 드래곤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인정받아 알타곤 멸망을 막는 용사로 선택받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진부했는데, 적의 정체는 조금 놀라긴 했다. 하지만, 이건 좀 의심했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반전이었다.
세상을 정화하고 모든 것을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멸망은 필연이라는 논리는 일본 RPG나 일본 애니에서 흔히 나오는 (헛)소리다. 전혀 공감이 안 된다.
알타고 멸망은 늘 되풀이돼 온 운명이고 막을 수 없다고 하지만, 아돌이 그 운명을 폭력으로 이기면 그딴 법칙 다 무시된다. ㅋㅋㅋ

데리고 다니는 동료가 많다 보니 전작보다 대사량이 크게 늘었고, 게임 플레이 시간도 대폭 늘었다. 몇 시간 하면 끝낼 수 있는 이스6보다 클리어하는 데 3배는 더 걸린 것 같다. 재미는 이스6이 더 나았다. 7은 개인적으로 평작 수준이 아닌가 싶다. 이미 갔던 던전 또 가게 하는 게 좀 아쉬웠다.

이로서 이스 시리즈는 1편부터 8편까지 다 클리어했다. 난 고전 게임 팬이라 지금 이스보다는 1, 2편 그 느낌이 더 좋은데, 언젠가 다시 해봐야겠다.


엔딩 본 날 - 2022년 8월 21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