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7

스타 오션 2 세컨드 에버루션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나온 뒤, 2009년 PSP로 리메이크되었다.
난 스타오션 1 PSP판을 끝낸 뒤, 2편 PSP판을 바로 이어서 했다. 인터페이스, 시스템, 그래픽이 1편과 동일해서 같은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차이점이라면, 남녀 주인공 중 한 명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활약했던 지구인 로니키스의 아들 클로드, 엑스펠 별의 소녀 레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둘이 함께 모험하고 같은 사건을 겪게 되지만,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이벤트와 영입할 수 있는 동료에 차이가 있다. 나는 로니키스의 아들, 클로드를 선택했다. 

전작으로부터 20년이 지난 배경이고, 로니키스는 우주선 카르너스의 함장이 되어 있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는 이 로니키스와 동료로 삼을 수 있는 웰치뿐이다. 로니키스의 아내 이리아는 주인공이 언급만 한다.

로니키스와 그의 아들 클로드는 어떤 별의 유적을 조사하러 간다. 아버지의 주의를 듣지 않고 정체불명의 기계에 손을 댄 클로드는 엑스펠 별로 워프해버리고 거기서 레나라는 소녀를 만나 얽히게 되는 이야기.

전작과 다른 별이 무대이지만, 문명 수준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일반 유럽 중세 판타지다.

동료로 삼을 수 있는 캐릭터 수에 제한이 있는 점도 전작과 같다. 전체 11명 중에서 6명까지만 영입할 수 있다. 시리즈마다 등장하는 소녀 웰치는 PSP판에서만 등장한다고 한다.

누굴 동료로 영입할지 미리 점찍어두고 했고, 스토리 진행보다 동료 영입을 우선했다. 마을마다 동료들과 교류하는 프라이빗 액션이 있어서 동료를 빨리 영입해놓는 게 이벤트 보기 편하다. 프라이빗 액션이 아쉬운 점은 한 번 본 이벤트는 안 보게끔 해주지, 이미 본 것도 계속 표시된다는 것이다. □버튼 눌러서 들어가 보지 않는 한, 본 건지 안 본 건지 알 수 없다. 성가셔서 보고 싶은 이벤트만 봤다.

2편은 1편보다 대사량이 확 늘었다. 이번 대사 장면 끝났구나 싶을 때, 또 불러서 얘기해서 늘어진다. 그 탓에 1편보다 템포가 느린 편이다. 등장인물의 성향이 더 드러나니 감정이입 하는 데는 좋을지도 모르지만,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클루드는 아버지의 명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2세 주인공이다. 함장인 아버지 후광 덕에 출세한다는 남들의 뒷말을 듣고, 늘 아버지와 비교되어 자신감이 없는 캐릭터다. 좋아하는 여자 레나 덕에 점점 성장한다는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전작 캐릭터가 2명 등장하긴 하지만, 전작을 안 해봤어도 스토리 이해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련이 적다.

전작은 별 하나가 무대였지만, 이번엔 두 별이 무대가 되어 스케일이 커졌다. SF 요소도 전작보다는 조금 늘어난 편이다. 액션이 가미된 전투는 JRPG의 전형적인 턴제 전투보다 재미있다.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워프 마법이나 던전 탈출 마법이 없는 점은 아쉽다. 걸음 속도를 높이고 랜덤 인카운터를 없애는 치트를 써야 쾌적하게 할 수 있었다.

끝판왕은 매우 어렵다. 최고 레벨 255라도 죽기 십상이다. 공략법을 제대로 알고 도전해야 한다. 그냥도 어려운데, 중간에 예언자 이벤트를 거치면, 더 강해진다고 한다.
의문은 대형 전함을 한 방에 파괴할 정도의 과학 기술이 있으면서 굳이 육탄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따지면 한이 없겠지.

엔딩은 캐릭터들의 감정치에 따라 여러 종류 준비되어 있다. 그중에 진 엔딩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것은 없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다시 한다면, 주인공을 바꿔서 다른 시점을 즐기는 게 좋다.

개인적으론 전개가 빠른 1편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히로인 외모도 1편이 낫고), 대부분의 면에선 2편이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플스1 전성기 명작으로 꼽힐만한 게임이다.


엔딩 본 날 - 2022년 8월 6일


스타 오션 시리즈 중 현재까지 내가 해본 건 1, 2, 3, 4다. 1편과 2편은 그 시절 명작으로 꼽히고, 3편은 플스2에서 혁신적인 시스템과 그래픽을 보여줬지만, 후반부 스토리에서 호불호가 크다. 아마 1, 2편을 해본 분들이 3편에서 그 반전 탓에 배신감이 들었을지 모르겠다. 난 3편을 먼저 해서 오히려 3편을 최고 걸작으로 생각한다. 스토리 면에서 가장 심오하고 반전도 나쁘지 않았다. 결말이 좀 괴상했을 뿐.

4편은 지루해서 꾸역꾸역 깬 망작이었고, 5편은 안 해봤지만, 혹평이 자자하다. 5편으로 시리즈가 끝장난 줄 알았는데 2022년 10월에 6편이 나온다고 한다. 이 6편 성패에 스타오션이 진짜 끝장날지 말지 걸려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

스타 오션 시리즈 일본 판매량

1위 스타 오션 2 Second Story (PS1) - 72만 장

2위 스타 오션 3 Till the End of Time (PS2) - 53만 장

3위 스타 오션 1 (SFC) - 23만 장

4위 스타 오션 4 THE LAST HOPE (XBOX360) - 20만 장

5위 스타 오션 5 Integrity and Faithlessness (PS4) - 13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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