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5

FEIHAO 메가드라이브 호환기

메가드라이브에 추억이 있어서 호환기를 들이기로 했다. 메가드라이브 호환기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되도록 작은 걸 원했다. 그중에서 메가드라이브2를 작게 줄여서 만든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이 디자인의 호환기는 세 종류가 있었다.

MD COMPACT

먼저 MD COMPACT. 중국에서 만들고 일본에서 판매한 기종이다. 한국에서도 3만원 정도에 팔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단종되어서 중고품 아니면 구하기가 힘들었다. 중고품도 싸지 않길래 포기.

SMD-G02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찾아보니 같은 디자인의 호환기(모델명 SMD-G02)가 있었다. 이건 MD COMPACT와 달리 HDMI가 지원되었다. 그러나 가격이 50달러가 넘는다. 짝퉁을 이 가격에 사는 건 아닌 것 같아 포기.

FEIHAO ZD01

더 찾아보니 FEIHAO에서 나온 호환기(모델명 ZD01)가 또 있었다. 슬롯 덮개 색깔이 메가드라이브 오리지널과 달리 검정색인 점과 가운데 FEIHAO 로고가 거슬렸지만, 2만원대 가격으로 살 수 있길래 받아들였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하고 보름쯤 걸려서 도착했다. 알리에서 온 것치곤 박스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제품도 깨끗하다.

본체, 게임 패드 2개, 연결 케이블 그리고 롬팩이 들어 있었다. 롬팩까지 들어 있을 줄은 몰랐다. 게임 18개가 팩 하나에 들어간 합팩이었다.

크기가 작아서 마음에 들었다. 패미컴보다도 작다. 난 메가드라이브1 사용자였지만, 그걸 지금 책상에 놓고 쓰기엔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다. 이 크기가 딱 좋다.

MD COMPACT하곤 후면 포트가 조금 다르다. 전원 포트가 동그란 어댑터 포트가 아니라 micro USB 포트다. USB 케이블을 TV USB 포트에 연결해도 전원이 들어와서 편하다. 그리고 국가와 NTSC / PAL 선택 스위치가 있는데, 조작 안 해도 잘 호환되는 것 같다.

본체를 TV의 USB 포트와 AV 포트에 각각 연결한 뒤, 전원을 넣어보았다. 브라운관 TV가 아닌 LCD TV에 연결해서 그런지 화질은 좀 노이즈가 낀다. 팩에 들어 있는 게임은 다 영문판인 것 같다. 소박하게 영문 제목만 나온다. 방향키로 게임을 고른 뒤 START 버튼으로 실행하면 된다.

게임 패드는 오리지널 메가드라이브 패드와 달리 십자키와 버튼이 싼 티 나는 빨간색이다. 패드의 조작감 역시 싼 티 난다.

게임은 잘 돌아갔다. 음악은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오리지널 기기나 레트로아크 제네시스 코어보다 가벼운 느낌이다. TV가 16대9 비율이라 게임 화면이 눌려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비율 변경 기능이 따로 없었다.

롬팩을 빼고 전원을 넣으면 내장된 기본 게임들이 나온다. 19개가 들어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를 실행해봤는데, 제목과 다르게 베어너클1이 나왔다. 게다가 게임 내용이 해킹된 버전으로 보인다.

가지고 있던 정품 메가드라이브 롬팩을 끼워서 실행해보았다. 슈퍼대전략, 샤이닝앤더다크니스 모두 잘 인식되었다.

내부가 궁금해서 분해해봤다. 밑면의 고무판 4개를 들어내면 나사가 숨어 있다. 그것만 풀면 쉽게 열린다. 내부는 조잡했다. 글리건으로 대충 마무리한 모습. 패드 연결부는 하나가 삐뚤게 붙어 있다.

이걸로 게임은 안 할 것 같다. 추후 내부를 개조해서 에뮬 게임기로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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