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9

꿈 대륙 어드벤처

1986년 코나미가 MSX용으로 발매한 게임. 국내에서는 '몽대륙' 또는 '꿈의 대륙'이라고 알려졌다.
당시 내가 보유했던 MSX1 아이큐1000으로 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메가 게임 중 하나였다. 이걸 살까 다른 걸 살까 하다가 결국 다른 메가 게임을 샀는데, 그 이후로 잡지 공략이나 남이 하는 걸 구경만 했지 직접 해보지 못한 채로 35년이 넘었다.

결국 남극 대모험

이 게임의 전작인 <결국 남극 대모험>은 당시 해본 적 있지만, 꿈 대륙과 견주면 너무 밋밋해서 오래 즐기진 못했다. 35년이 지나 엔딩 볼 생각으로 잡아보았다.

이 게임의 주인공 펭타는 귀여운 모습으로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코나미의 대표 캐릭터였고, 파로디우스에도 등장한다.

병에 걸린 펭코 공주를 살리기 위해 꿈 대륙에 있는 만병통치약 황금사과를 가지고 돌아오는 이야기. 그 길에는 온갖 적과 포악한 육식 공룡 프리사우루스가 있다.

액션 게임 치고는 꽤 긴 편이다. 24스테이지나 된다. 중간엔 무한 루프 되는 지점도 있어서 상점에서 지도를 사야만 넘어갈 수 있다.

상점은 보통보다 작은 구멍으로 빠지면 나온다. 도중에 얻는 물고기로 거래할 수 있다. 상인은 착한 상인과 악덕 상인이 있으며 슬롯 머신으로 도박할 수도 있다.

어릴 때는 꽤 흥미롭게 보였지만, 지금 해보니 비슷한 스테이지가 되풀이되어서 지루한 면이 있다. 반으로 줄였으면 깔끔했을 것 같다. 계속 점프점프 반복하고, 보스는 매번 똑같다. 필수 아이템 모으기는 고전 게임답게 빡세다. 그래도 당시엔 이 정도 수준만 되어도 다채로운 느낌을 받았다.

해피 엔딩 조건을 모르고 클리어하는 바람에 배드 엔딩을 보고 말았다. 해피 엔딩 조건이 황당하다. 단순히 F1(일시정지) 키를 플레이 도중 몇 번 눌렀느냐에 따라 엔딩이 결정된다고 한단다. 해피 엔딩을 보려면 F1을 누른 횟수가 4로 나눈 나머지가 1이어야 한다. 즉, 1, 5, 9, 13번 눌러야 한다. F1 키가 없는 재믹스에선 해피 엔딩을 보려면 레벨2로 클리어해야 한다.

힘들게 황금사과 가지고 돌아왔는데, 공주가 죽어 있는 엔딩은 당시 많은 소년에게 충격을 줬을 것 같다. 인터넷도 없었으니 해피 엔딩 조건은 잡지 공략 본 사람이나 알았겠지.
지금 하니 다소 지루했지만, 옛날에 해보지 못했던 한을 이제라도 푼 것으로 만족한다.


엔딩 본 날 - 2022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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