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8

더블 드래곤2 PC엔진판

원작 2편을 한 뒤, 이어서 1993년에 나온 PC엔진판을 해보았다. PC엔진판은 패미컴판을 바탕으로 비주얼 데모와 성우 음성이 추가된 이식작이다. 패미컴판 기반이라고 하지만, 캐릭터 그래픽이 다르다. 개인적으론 패미컴판의 그 동글동글한 디자인이 귀여워서 좋았다. 패미컴판 디자인은 열혈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고, PC엔진판은 좀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다.

시대 배경이 핵폭탄을 맞아 무법천지가 된 미국이다. <북두의 권>과 비슷하다. 제작자가 북두의 권, 매드 맥스, 용쟁 호투에서 영감을 얻어 이 게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원작처럼 주인공의 연인 마리안이 갱단에게 죽어서 복수하러 간다는 스토리.

오프닝과 중간 데모가 추가되었는데, 너무 일본 애니 느낌이라 가벼워 보였다. 내가 상상한 더블 드래곤 형제들이 아니었다.

난이도를 HARD로 해야 진 엔딩이 나온다고 해서 HARD로 시작했다. 적의 체력이 많아서 깨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음악은 CD 원음을 써서 원작보다 훨씬 좋다. 게임 내용은 원작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세계관, 스테이지 구성 다 다르다. 제목만 같지 별개의 게임이나 다름없다. 플레이 타임도 원작의 두 배는 되는 것 같다. 다만, PC엔진 성능상 적은 한 화면에 두 명만 나온다.

조작감은 원작보다 좋았다. 원작은 한 버튼당 한 방향만 공격할 수 있게 되어서 헷갈렸는데, PC엔진판은 그렇지 않았다. 조작이 까다롭고 성공률이 낮아서 거의 쓰지 않았던 용미난풍각(회오리차기)의 조작도 원작보다 쉽고 잘 맞아서 자주 썼다.


패미컴판처럼 중간에 점프 기술이 필요한 곳이 있다. 떨어지면 남은 체력과 상관없이 즉사한다.

마지막 스테이지에선 총을 쏘는 1편 끝판왕이 나오고 물리치면, 원작 2편의 끝판왕인 도플갱어가 나온다. 원작대로라면 여기서 끝나야 하지만, 패미컴판과 PC엔진판은 진짜 끝판왕이 나온다. 환살권(幻殺拳)을 구사하는 무도가이다. 연타를 잘 허용하지도 않고 가끔 투명 인간이 되어서 공격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적이다.

보스를 쓰러뜨리면, 그가 고대 비술로 마리안을 부활시켜주고 숨을 거둔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의 연인이 살아나는 해피 엔딩.

원작과 패미컴판에서 보강한 부분 중 마음에 안 든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론 원작보다 나은 이식작이라고 생각한다. PC엔진 벨트스크롤액션 게임 중에서 견줘봐도 상위권에 속할 작품이라고 본다.


엔딩 본 날 - 2022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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