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9

메가드라이브 미니 후기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온라인몰에서 신규회원 1만 원 쿠폰 할인 받아 예약 주문한 메가드라이브 미니 한국 정식 발매판입니다.
패미컴 미니를 비롯한, 다른 복각 제품들은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메가드라이브 미니는 롬팩까지 재현되어 있고, 패드가 2개 포함된 것치곤 가격이 싼 편이길래 과감하게 주문했습니다.


옛날 실기를 아담하게 잘 재현했네요. <메가드라이브 대전>이란 일본 책 초판 부록이었던 제네시스 미니어처와 나란히 놓아 보았습니다.


예약 사은품으로 받은 소닉 롬팩을 본체에 넣어봤는데, 딱 끼우는 실기의 그 느낌이 아니라 아쉽습니다. 끼운다기보다 집어넣어 세우는 느낌이에요. 양옆의 공간이 남아서 본체를 툭 치면 흔들리는 점도 아쉽네요. 그래도 다른 복각판 미니 기기에 없는 롬팩이 있기에 더 실기 느낌이 납니다.


동봉된 USB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TV의 USB와 HDMI 단자에 연결한 뒤, 메가드라이브 미니의 전원 버튼을 ON에다 놓으니 부팅이 됩니다. 부팅 첫 화면은 언어 선택 화면이네요. 한글로 선택. 메뉴 화면에서도 배경음이 나옵니다.


42개 게임을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옵니다. 학생 때 불타오르며 했던 <레슬볼>을 실행해보니 잘 됩니다. 양 옆 여백의 그림은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게임패드는 6버튼입니다. 스토리 오브 도어 등 일부 게임에서 6버튼을 지원하지만, 6버튼에 최적인 스트리트 파이터2가 한국판에서 빠진 건 매우 아쉽습니다.


십자키의 감촉은 매우 좋네요. 슈퍼패미컴 게임패드의 십자키보다 낫다고 봅니다. 오리지널 메가드라이브 6버튼 패드와 크기가 같고, 오른쪽 위엔 MODE 버튼이 있습니다. 게임 하다 이걸 누르면, 시스템 메뉴가 나와서 강제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강제 세이브만 있으면 액션이나 슈팅 게임을 비교적 쉽게 클리어할 수 있죠.
이 게임패드는 USB 방식이라 PC나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설정 들어가면, 스크린을 옛날 4대3 화면 또는 양옆이 꽉 찬 화면으로 바꿀 수 있는데, 전 화면이 왜곡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오리지널 4대3 화면을 선호합니다. C 버튼을 누르면, 옛날 브라운관 느낌을 내주는 CRT 필터가 적용되는데요. 전 마음에 안 들어서 두 번 다시 적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해상도 320×224 이하의 옛날 게임들이라 720p 이상 LCD 모니터나 TV에선 도트가 적나라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다양한 필터를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레트로아크 등의 에뮬레이터로 하는 것보다 메가드라이브 미니에서 하는 게 더 낫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전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요. 실기와 흡사한 외견으로 감성은 충족될지 몰라도 게임 구동 면에서 메가드라이브 미니가 더 나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에뮬은 실제 기기에 없는 미세한 사운드 밀림이 있는데요. 사운드가 11프레임 정도 늦게 출력되는 현상이죠. 세가의 공식 에뮬 기기이니만큼 다를 줄 알았어요. 물론, 그 차이는 너무 미세해서 알아채기도 힘들고 플레이에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해보니 아무래도 플레이용보다는 인테리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용으론 실기와 레트로아크보다 나은 점이 없어서 전 미니로 게임할 것 같지 않네요. 쓰지도 않을 기기를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건 제 성향 상 부담이 커서 하루 고민한 뒤 손해 안 보고 방출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복각판 미니 기기 중엔 가장 정성 들여 만든 느낌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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