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6

괴기식물 트리피드 (The Day of The Triffids)

어린 시절에 어린이용 SF소설 시리즈 중 하나로 봤던 책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E-Book으로 다시 읽어 보았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무명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1951년도 영국 SF작가 존 윈담의 소설로, 발표와 동시에 히트를 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느날 지구의 밤하늘에 녹색 혜성들이 나타난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일생일대의 우주쇼라며 혜성들을 보게 되는데, 그 혜성의 광선이 모든 사람들의 눈을 멀게 만든다.

런던은 순식간에 장님들의 아수라장이 되고, 이미 지구상에 번식하고 있던 걷는 식물 '트리피드'들은 머리 꼭대기에 달린 독채찍으로 무력해진 사람들을 공격한다.

주인공 빌 메이슨은 눈을 치료하고 있던 차라 장님이 되는 화를 면해, 살아남기 위한 모험을 하게 되는데...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장님이 되어 버려 세상은 무법천지가 되고, 그 틈을 노린 트리피드들이 인간들을 공격한다는 재난SF소설이다.

"장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임금님이라는 속담이 있어요. 분명히 우린 임금님이오.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지고 제멋대로 살 수가 있소."

소설에 나오는 위의 대사처럼, 원하는 것은 뭐든지 가질 수 있었다는 상황 때문에 어린 시절 끌렸던 것 같다. 그 시절엔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들이 무척 많았으니까. ^^;

사회규범이 무너지고, 통제가 풀린 세상... 한 번쯤 일탈을 꿈꾸는 사람에겐 매력적이기도 한 아수라장이다.

이 소설은 80년대 계림문고에서 발간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어린이용이었고, 옹기장이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어린이 명작소설 쪽으로 나와 있다. 특별히 아이들한테 해가 되는 장면은 없지만, 내용이나 소재의 깊이로 봤을 때는 성인용 소설이라고 본다.

어린 시절에 읽었을 때는, 괴기식물 트리피드의 등장에만 관심이 쏠려서, 이 소설의 메세지나 여운을 남기는 끝맺음 방식은 거의 이해를 하지 못했다.


좋은 소설인데, 애들만 대상으로 한 오른쪽의 저 유치한 표지는 소설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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