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7

2007년 일본 출장기 첫째 날

2007년 4월 25일

회사에서 집으로 와서 2시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 4시 넘어서 김포공항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어머니한테서 잘 갔다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또 가는 도중에는 회사 여직원으로부터 문자도 받았다.

짐이 많아서 가방을 끌고 다니는 데 꽤 힘이 들었다. 합정 역까지 끌고 가서 김포공항에 다다른 다음, 선물용 김과 한과를 샀다. 일본말로 말을 걸길래, 내가 일본인 같이 생겼나 했는데, 알고보니 공항 가게는 주로 일본인들이 오기 때문에 일단 일본어로 말을 건다고 한다. 어쨌든 꽤 비싼 가격에 선물을 사고, 푸드코트에 가서 순대곱창을 먹었다. 맛은 있었는데, 아주 매워서 물을 다섯 컵은 들이켰다.

비행기를 탔는데, 제일 뒷자리의 복도 쪽 좌석을 배정받아서 천대받는 기분이었다. 스튜디어스도 안 예쁘고, 간식도 별로였다. ANA항공이었는데, 기내의 디스플레이에 오늘의 날씨 나오면서 한국 지도의 동해를 당당하게 '일본해'로 표기해놓아서 불쾌했다. ANA항공 따위 타지 말 걸.

이윽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이케부쿠로까지 가면서 특별히 감흥은 없었다. 이미 경험했던 곳이라 그런지, 일본의 풍경이 그다지 새로울 건 없었다. 하지만, 거리는 선진국답게 역시 깔끔했다.

밤이라 한산한 지하철 역 안

이케부쿠로에 도착했는데, 호텔을 찾느라 동네를 한 바퀴 빙빙 돌았다. 지하철 역 계단에서 어떤 여자 둘이 엄청나게 말싸움하는 걸 봤다.
젊은 여자가 계단 내려가는 여자에게 손으로 막 질러대면서 큰 소리로 마구 소리질렀다. 무슨 말 하는 건지 알 수도 없었다. 목소리가 워낙 커서 멀리 떨어졌는 데도 계속 들려왔다. 지나가는 일본사람들은 웃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척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의 형편없는 방향감각 때문에 길을 해매면서 젊은 호객꾼들한테 캬바쿠라(일본 술집) 어떠냐는 얘기를 몇 차례나 들었다. 이케부쿠로는 튀는 젊은이도 많고, 유흥업도 번성하고 있었다. 질이 떨어지는 동네 온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밤이라 그런가...


물어물어서 겨우 하야시 호텔을 찾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건물도 작고, 방은 좁아터졌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재털이에는 아직 담배꽁초가 있고, 쓰레기도 덜 치웠다. 천정불은 비상용이라 켜지지 않는다. 이딴 호텔에 묵다니... 차라리 전에 묵었던 신주쿠 뉴시티 호텔이 훨씬 낫다. 이번 일본 방문은 첫인상이 영 아니었다. 이케부쿠로라는 도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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