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7

2007년 일본 출장기 둘째 날

2007년 4월 26일

7시도 안 되어서 눈이 떠져버렸다. 이상한 꿈들을 꿔서 그리 푹 잔 거 같진 않다. 호텔에서 주는 아침식사인 빵과 달걀, 샐러드를 먹었다. 다시 방으로 올라와서 거래처에 줄 제품들과 선물용 한과를 비닐봉지에 넣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어제 호텔에 올 때 무척 해멨기 때문에 PDA에 약도를 그리면서 이케부쿠로 역으로 갔다.


메구로 역에서 내린 다음 한 바퀴 돌았다. 근데, 가지고 간 짐들이 너무나 무거워서 금방 지쳐버렸다. 무척 더워서 땀이 쏟아졌다.


메구로는 별로 볼 것도 없는 동네였지만, 시간 떼우려고 돌아다녔다. 출근시간이라 직장인들이 많았다. 비탈길을 내려가서 대충 구경한 다음, 다시 역 쪽으로 올라오는데 짐 때문에 팔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역 안에 짐을 내려놓고 역 주변을 돌다가 거래처에 전화했다. 3분 뒤에 메구로 역의 서쪽 출구로 거래처 사장님이 나타났다. 회사는 역에서 아주 가까웠는데, 아담한 회사였다. 직원은 사장과 아들, 또 한 여자분 빼곤 안 보였다. 사무실은 좀 누추해보이기도 했다.

사장도 이놈이 혹시 여길 작다고 우습게 보지 않을까 일단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나는 바로 우리 제품들을 소개하면서 간간히 이 회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내가 소개한 제품들은 별로 수입할 의사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아니, 그럴 여력이 없는 것 같았다.

얘기하면서 차를 엎지르고 말았다. 미안했지만 크게 이쪽을 부담스럽게 하진 않았다. 12시가 좀 못 되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사장 아들이 맛있다고 하는 돈까스점이 오늘 휴업이라 결국 메구로 역 2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난 돔부리(덮밥)를 택했다. 한국에 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사장은 이곳 레스토랑에 여자들은 많은데, 전부 못생긴 애들뿐이라고 얘기했다. 식사를 마친 다음, 사장과 아들한테 인사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들고 갔던 짐들을 거래처에 모두 줘 버려서 앓던 이가 빠진 거 같았다.

호텔에서 좀 쉬니까 계속 침대에서 뒹굴고 싶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아까워서 외출 준비를 했다. 거울로 내 얼굴과 몸을 보니 영 못생겼다. 나도 많이 망가졌군. 다소 침울한 기분으로 방을 나섰다. 하지만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방으로 돌아와 목욕을 했다. 목욕을 해도 갑자기 외모가 바뀌진 않지.

비가 그치자 역으로 다시 향했다. 가는 도중, 배가 고파서 일본라면&돔부리 세트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다 먹긴 하지만 역시 느끼하다. 계속 먹으면 김치 생각이 간절할 것 같다. 전철을 타고 아키하바라로 갔다. 역 앞에서 메이드 복장을 한 여자애들이 광고지를 돌리고 있었다. 저게 그 소문난 메이드 (변태) 카페 애들이구나! 걷다가 어떤 여자가 미술품 전시 광고지를 주면서 저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난 재빨리 광고지를 돌려주고 도망갔다.
"에에?~ 왜~ 도망가요?"

소프트웨어 가게에서 일본영화 DVD들을 살펴봤는데, 살만한 건 하나도 없었다. 재미없어서 우에노로 갔다. 우에노에서 아메요코 시장으로 갔다. 중간에 발이 아파서 신발을 살까 망설였는데, 사지 않았다. 지나고 생각하니 그냥 사버릴 거 그랬다. 구두로는 걷기가 불편하다. 아메요코 시장에서 다코야키 4개 먹어치우고, 오카치마치역에서 다시 이케부쿠로로 돌아왔다. 밤에 배고플 거 같아서 도시락과 차, 맥주를 사 들고 왔는데, 좀 먹다가 배불러서 남겼다. 그냥 간단한 거 살 걸 그랬다. 라면 먹은 지가 얼마 안 되어서 배가 덜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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