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25

캡틴츠바사 시리즈 by TECMO

캡틴츠바사2 슈퍼스트라이커 (패미콤 1990년)
80년대 일본의 초등학교 축구부를 10배로 늘렸다는 인기만화가 원작인 축구시뮬레이션게임. 슛, 패스, 태클 등의 커맨드를 골라서 진행하는 독특한 축구게임으로 모든 행동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되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주요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필살슛들은 골키퍼를 날려 버리고 그물을 뚫고 나갈 정도로 막강했다. 슛뿐 아니라 드리블, 패스, 블로킹, 태클, 펀칭 등에도 각각 필살기가 있었는데, 츠바사의 힐리프트로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는 것이 체력소모도 적고 효과도 좋아서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 인상적인 필살기는 이시자키의 안면블로킹... 이걸 써서 상대팀의 필살슛을 경기당 한 골 정도는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다.
게임 중반에는 츠바사가 속해 있는 상파울루청소년팀과 일본청소년대표팀의 평가전이 있었는데, 이 시리즈를 통털어 가장 좋아했던 시합이기도 했다. 왜냐면 아무리 게임이어도 일본팀을 누르는 것이 기분 좋았기 때문이다. 이 뒤로는 츠바사가 일본대표가 되어서 한국팀도 상대하게 되는데, 한국팀의 전력이 시원치 않아서 불만이었다.

막판으로 갈수록 사이클론 같은 초필살슛 이외에는 거의 막아내는 골키퍼들이 등장해서 골 넣기가 무척 어려웠고, 모처럼 쓴 초필살슛이 재수없게 골대를 맞거나 공이 펑크가 나서 노골이 되면, 체력이 바닥나서 그 시합은 거의 포기해야만 했다.

결승전은 브라질이었는데, 카를로스 등 필살기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엄청 고전했다. 특히 브라질 골키퍼가 구사하는 다크니스일루젼에 필살슛이 막혀 버리면 절망적이었다.

당시 나는 방에서 브라질과 결승전에서 하고 있었고, 동네 꼬마애가 놀러 와서 신기한 듯이 구경하고 있었다.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스코어는 2대2.. 그러나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기 때문에 연장전으로 가는 것은 곧 패배를 뜻했다. 그나마 미사키가 체력이 좀 남아 있어서 필살 발리슛을 쓰기로 했는데, 사실 이 정도 필살슛은 상대 골키퍼가 거의 막아냈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지 않고 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골이 들어갔고, 승리가 확정된 나는 기뻐 날뛰었다. 그리고 엔딩이 시작되는 순간! 그 동네 꼬마애가 패미콤의 리셋버튼을 건드려서 초기화면으로.... OTL  내 인생에서 가장 허탈한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캡틴츠바사VS (게임보이 1992년)
2편을 재밌게 했던 나는 1편도 하고 싶었는데, 1편 복사팩이 용산에 아직 풀리지 않아서 결국 게임보이로 나와 있던 캡틴츠바사VS 정품을 구입했다. 내용은 2편의 전작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흑백이었지만, 모든 요소를 대부분 가지고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중간에 미스기가 속해 있는 팀과 대결하는데, 이 미스기라는 선수는 주인공 츠바사와 비슷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심장병이 있어서 45분 정도밖에 뛸 수 없는 비운의 선수였다. 하지만 강한 정신력과 냉정함으로 이를 극복하고 짧고 굵게 뛰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보다 더 좋아했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캡틴츠바사3 황제의 도전 (슈퍼패미콤 1992년)
그래픽, 사운드 모든 면에서 파워업된 작품이다. 내용은 일본청소년대표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해외 명문 클럽팀에 나가 활약하고, 나중에 대표팀으로 들어와 세계대회에 나가는 내용이다. 모든 면에서 2편보다 나은 작품이지만, 대표팀 경기 스코어보드에 일장기가 보여서 거슬렸다. 2편처럼 그냥 텍스트로 국가명을 표기하는 편이 거부감이 덜했다.

캡틴츠바사4 프로의 라이벌들 (슈퍼패미콤 1993년)
시합결과에 따라 스토리가 바뀌고, 엔딩이 바뀌는 멀티 시나리오를 채용하였다.또한 다른 나라 선수들의 스토리도 즐길 수 있는 점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일러스트 작가가 바뀌었는지 캐릭터들의 폼이 상당히 어색했고, 애니메이션의 박진감도 떨어졌다. 특히 골인 시에 공이 그물을 뚫을 듯이 들어갔던 전편에 비해, 힘없이 들어가는 골 장면이 아주 불만이었다. 3편의 그래픽을 그대로 유지만 했어도 걸작 소리를 들었을 텐데... 시리즈 최고의 졸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상적인 캐릭터는 AC밀란의 네덜란드 선수 환베르그... 평범한 슛이 필살슛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최강의 캐릭터였다. 반바스텐을 모델로 삼아 만든 캐릭터이지 않나 싶다.

캡틴츠바사5 패자의 칭호 캄피오네 (슈퍼패미콤 1994년)
지금까지 시리즈와 달리 운동장 전체가 보인다. 조금 뿌연 그래픽이 약간 걸리긴 했지만, 시스템면에서는 최고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다.
이제까지 2류 캐릭터였던 츠바사의 후배 닛타가 갑자기 파워업하여 무서운 선수가 되어서 나타난다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일본대표가 아시안컵에 참가하는데, 휴우가 등 핵심선수가 다 빠진 2진급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이 그렇게 만만하냐...

난 백업머신 UFO(하이퍼)로 즐겼는데, 유독 캡틴츠바사5에서만 호환성 문제인지 한 시합 끝나면 세이브가 날라가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캡틴츠바사 MEGA CD (메가시디 1994년)
최고의 그래픽에 음성까지 추가되었지만, 메가시디가 없던 나는 분석기사를 보며 침만 삼킬 수밖에 없었다.
캡틴츠바사 시리즈는 아주 재미있게 즐겼던 작품이지만, 옵사이드가 없는 점과 일본팀을 우승시켜야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 만든 게임이니 어쩔 수 없지만, 누군가 패치를 해서 한국 캐릭터로 바꿔 주면 좋겠다. ^^

댓글 8개:

  1. 이 게임은 시리즈 2였던가..어떤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팩을 빌려서 몇번 플레이 했던 적 있는것 같네요.
    패미컴용 피구왕 통키의 경우도 이 게임과 비슷한
    시뮬레이션 스타일이라 익숙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필살슛이나 선수들간의 격돌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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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랙백 :: http://interlude.pe.kr/tt/index.php?pl=58&nc=1

    이 게임을 알았던 때가 정확히 중학교 1~2학년 때라고 생각되는데...

    당시 '만트라 프레스'라는 잡지에 이 게임의 공략이 실린 적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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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랙백 받고 찾아뵈었습니다^^
    츠바사팬이셨군요. 역시 일본게임이라, 숙적 한국과의 대결이 아쉽긴 합니다만, 서와 김의 트윈슛은 아직 기억에 생생하네요^^

    지금은 코나미가 츠바사 게임판권을 가지고 있을텐데, 큐브용으로 나온 작품 이후에 감감무소식이군요... 츠바사 테크모에서 다시 한번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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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슈로대 시리즈의 트랙백을 보고 찾아왔는데 너무나 반가운 곳이로군요. 잘 봤습니다. 저도 제 블로그에 캡틴 츠바사에 관한 장문을 작성했습니다만 하필 네이버 점검시간에 걸려서 다 날아간 쓰라린 일이 바로 얼마전있었다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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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개인적으로 2편을 가장 좋아하지만 시스템적 완성도와 시나리오는 5편도 괜찮으며 메가CD용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뛰어납니다. 2시간이 넘는 데모씬과 시합에서의 연출은 과연 CD ROM!!이란 말이 절로 나왔었죠.


    메가CD용은 휴우가와 마사키가 아시아 유스예선의 우승을 노리는 기자회견 장면을 끝으로 엔딩이 시작되는데 제발 테크모에서 츠바사 한번 더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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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도 2편을 가장 재미있게 했습니다. 역시 최고는 메가CD판이죠. 중간중간 들어있는 일러스트가 가장 원작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장 이질적인 건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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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캡틴 츠바사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는 작품은 무엇일까요?캡틴 츠바사 시리즈가 있게 해준 만화책 원작중 중학생 과정을 다룬 1편도 좋았고, 시리즈 중 최고의 박진감을 보여준 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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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4랑 5도 해보긴 했는데 둘은 엔딩을 못 봤군요 ㅠㅠ
    4는 웬지 모르게 지루했고 5는 한자로 표기된 이름을 보니 누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힘들어서 접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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