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24

열혈고교 시리즈

패미콤을 즐겼던 세대라면 누구나 해봤을 열혈고교 시리즈. 지금은 없어진 테크노스저팬의 작품으로 그 유명한 더블드래곤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모든 시리즈에 열혈고교의 불량 청소년인 구니오가 주인공으로 나오며 패미콤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액션&스포츠 게임이었다.

열혈고교 피구부 축구편 (1990년)
열혈시리즈 중 처음 해봤던 게임이다. 오락실에서 열혈피구가 이미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에는 친근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소재로 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열혈고교의 축구부가 식중독으로 다 드러눕는 바람에 구니오의 피구부가 대신 전국대회에 나간다는 스토리이다.
보통의 축구 게임이 팀 전체를 조정하는 데 반해, 열혈축구는 단 한 사람만 조정할 수 있었고, 대신 다른 선수에게는 슛, 패스, 태클 등을 지시할 수 있었다.
축구라고 해도 팔꿈치 치기나 백태클 같은 반칙이 예사로 허용되고, 시합을 무슨 땅바닥이나 모래판에서 하는 등, 전혀 엉뚱한 경기장면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도 웃곤 했다. 상대팀 또한 기상천외해서 중, 사냥꾼, 사무라이 등이 상대였다.
가장 재밌는 점은 플레이어가 조정하는 캐릭터가 오버헤드킥이나 다이빙헤딩슛을 하면, 필살슛이 나갔는데 이 필살슛은 캐릭터마다 전부 달라서, 골라 쓰는 재미가 있었고 바나나 슛, 물고기 슛 등 황당한 슛도 많았다.
하지만 이 필살슛들은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편 골대 부근에서 슛을 해도 거의 골인이 될 정도였다. 그러니 패스게임 같은 건 할 필요도 없었고, 잡아서 바로 오버헤드킥이나 다이빙헤딩슛을 하는 것이 최고의 전술이었다.
나중에 나온 메가드라이브판은 기력게이지가 채용되고, 지금까지 상대했던 팀들의 주장들로 구성된 팀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등 추가요소가 있었다. PC엔진판이나 X68000판(일본의 옛날PC)으로도 나왔지만, 지금 한다면 메가드라이브판이 제일 낫지 않나 싶다.

PC엔진판-음성이 추가되고 게임이 좀 빨라졌다. 
X68000판-음악이 좀더 듣기 좋고 음성이 추가되었다.
메가드라이브판-음성 추가, 음악뿐 아니라 게임시스템도 개량되었다.
나중에 2편도 나오는데, 2편은 스케일이 커져서 일본대표로 세계대회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상대팀에 한국이 있어서 이기고 싶지 않았다.


다운타운 열혈 이야기(1989년)
가장 열혈 시리즈다운 게임이다. 사실 열혈 시리즈는 열혈경파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경파는 리얼한 캐릭터로 다른 불량학생들과 싸움을 하는 학원 폭력물이었다. 하지만 열혈물어는 비슷한 소재이면서도 캐릭터를 짜리몽땅하게 만들어서 불량함을 귀엽고 코믹하게 승화(?)시켰다. 캐릭터는 귀엽지만, 하는 짓은 완전 조폭 수준이어서 각목이든 브래스너클이든 짱돌이든 가리지 않고 무기로 쓰며, 사람을 들어 사람을 패는 극악무도한 짓도 할 수 있었다. 또 액션게임이면서도 스토리가 있었고, 다른 학교 불량학생을 쥐어 패서 나오는 돈으로 필살기를 사는 등, RPG요소도 있어서 나름대로 수준은 있는 게임이었다.
후반에 길찾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유저들은 대부분 그 부분에서 좌절하였다. 나 역시 중도에 포기했지만, 먼 훗날에 공략집을 보고 PC엔진판으로 간신히 엔딩을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막판에 등장하는 최대 적수 류이치&류지 형제는 더블드래곤의 주인공인 지미와 빌리의 제자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이 등장할 때 나오는 테마곡이 바로 더블드래곤의 배경음이었다.

다운타운 열혈행진곡 (1990년) & 깜짝! 열혈신기록 (1992년)
장애물 달리기, 투포환 던지기, 수영, 유도, 격투, 마라톤.. 등등 여러 가지 종목으로 겨루는 학교대항 운동회 시리즈. 말이 운동회지, 열혈시리즈답게 반칙과 주먹이 난무한다. 올림픽 정신은커녕,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격언을 몸으로 일깨워 주는 교훈적인 게임이다.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코스가 요상해서 남의 집 안방을 통과한다든가, 하수도를 수영한다든가 황당한 장면이 연출된다.
캐릭터는 저마다 특색이 있어서 달리기가 빠른 녀석, 맷집이 강한 녀석, 필살기가 무서운 녀석 등 각기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종목에 따라 취향에 맞는 선수를 내보낼 수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열혈행진곡에는 4명이 나와서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종목이 있는데, 레이호 고교의 쌍둥이 형제는 더블드래곤에서 볼 수 있었던 용권선풍각과 승룡권을 보여주며 화려한 기술을 자랑했다.
하지만 가장 강했던 것은 손으로 내려치는 속도가 무지 빠른 칼날손 캐릭터였다. 이놈으로 다운된 상대를 계속 몰아붙이면 아무것도 못하고 게임끝이었다. 그래서 2인용 이상을 할 경우에는 이런 사기 캐릭터를 선택하지 말아야 공평하게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싸우는 것이 좋아서 행진곡의 서바이벌격투와 신기록의 유도가 가장 재미있었다.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게임이었다.






열혈격투전설 (1992년)
2명을 골라 적 캐릭터 2명과 격투를 벌이는 액션물. 전작 열혈행진곡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격투종목을 업그레이드한 듯한 구성이었다. 아마도 그 당시 모든 열혈팬들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나 싶다.
캐릭터마다 필살기와 기본 무술이 있었으며, 원하는 이름을 넣어서 캐릭터를 키울 수도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싸우는 곳에 따라 지뢰나 전기망이 있고, 바닥이 얼음으로 되어 있는 등, 격투 이외에 변수를 주어서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압권은 2인 합체 공격. 친구와 함께 팀을 이루어서 엔딩을 보면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가라 가라! 열혈하키부 (1992년)
피구와 축구를 섭렵한 구니오가 이젠 하키까지 진출한다. 하지만 상대팀도 검도부, 야구부 등 황당한 상대 일색이다.(첫판팀과 막판팀이 그래도 가장 정상에 가깝다) 검도부는 죽도로, 야구부는 배트로 퍽을 치는데, 당연히 사람도 친다. 상대팀 중에는 여자로만 구성된 팀이 있었는데, 슛이 압권이었다. (곰돌이슛..)
상대팀을 이기면, 그 팀의 필살슛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중 회오리슛을 쓰면 공중에서 돌아서 슛을 하기 때문에 상대 선수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필살슛을 때릴 수 있었다. 이 기술로 결국 마지막 최강팀도 이길 수 있었다. 조작이 어려워서 답답한 감은 있었지만, 노력과 끈기로 엔딩을 봐서 기억에 남는 게임.



열혈경파 구니오군 (게임보이 1990년)
SD로 돌아온 열혈경파. 악덕기업 무나카나 공업의 회장 아들에게 납치된 열혈고교의 마돈나 미호코를 구하기 위해 구니오가 나선다는 스토리이다.
더블드래곤과 비슷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타격감이 좋아서 재미있게 하였다. 게임보이의 격투액션게임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했던 작품이다. 기술도 더블드래곤과 유사하다

댓글 1개:

  1. 열혈 피구였던가..메가드라이브용 피구왕 통키가 오락실에서
    엄청 인기를 끌었을때 패미컴에선 열혈 피구가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라 처음 접하게 됐었죠.
    그리고 나서 열혈 격투 전설..이건 게임 잡지에서도
    공략이 나왔던가..싶습니다^^;
    근데 격투종류엔 영 잼병이라 오래 못하고 팩을
    교환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