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22

MSX1으로 즐겼던 80년대 게임

하이퍼 스포츠 (코나미 1984년)
백화점에서 롬팩으로 재믹스와 함께 팔곤 했던 게임이다. 올림픽을 소재로 여러 종목에 도전할 수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버튼을 빨리 많이 누르면 기록이 좋아지는 완전 막노동 게임. 키보드를 혹사시켜서 방향키 버튼과 스페이스바가 고장나는 주원인을 제공했다.





로드런너 (소니 1984년)
당시 유행하던 게임이다. 애플 쪽에서 인기가 있던 게임인데, 유명해져서 MSX에도 이식이 되었고 후속작도 아주 많다. 적을 피해서 금괴를 다 먹으면 한 스테이지가 끝난다. 땅 파는 기술을 잘 이용해서 적을 매장시키고, 금괴를 얻어야 하는데, 그 땅 파는 기술에는 제한이 있어서, 머리를 좀 써야 한다.




쿵후 (코나미 1985년)
스트리트파이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격투대전게임이다. 오락실판도 존재했는데, 그래픽면에서는 오락실판이 더 나았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게임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적 캐릭터들도 개성이 뚜렷해서 재미있다. MSX1 최고의 격투게임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2편도 나오는데, 게임형식도 다르고, 1편의 아기자기함이 많이 죽어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




펭귄군 워즈 (아스키 1985년)
자기 구역에 있는 공을 모조리 상대편 진형으로 보내면 이기는 이색 스포츠 게임. 공으로 상대방을 맞춰서 쓰러뜨리고 그 틈에 공을 던져야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세 번째판 상대가 너무 어려워서 항상 졌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어마어마하게 파워업되어서 MSX2로 2편이 등장하는데, MSX1 사용자인 나는 군침만 삼킬 수밖에 없었다.



코나미 복싱 (코나미 1985년)
때리는 맛이 일품인 복싱 게임. 캐릭터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다운시킬 때가 통쾌해서 자주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상대는 연습하면 쉽게 이기는데, 세 번째 복서는 강하다. 엔딩은 없는지, 무한반복~






마크로스 (보스텍 1985년)
사실 이 게임은 슈팅게임으로서는 정말 심심하고 따분하다. 단순한 적들의 패턴이 별다른 굴곡없이 계속된다. 그래도 이 게임을 했던 것은 당시 마크로스 극장판에 미쳐 있었고, 무엇보다 타이틀화면에 흘러나왔던 린민메이의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의 멜로디가 좋았기 때문이다.




랩틱2 (dB소프트 1985년)
MSX게임 중 제일 많이 했고, 제일 좋아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적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물음표 블록을 전부 밟으면 스테이지 클리어. Pow 블록을 밟으면 무적모드가 되어서, 그동안 적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적캐릭터 중에 모아이가 아직도 기억나는데, 주인공만 보면 곧장 날라와서 납작하게 만드는 무식한 놈이었다. 나중에 나오는 적캐릭터인 도마뱀을 이용해서 이놈을 잡아먹히게 할 수 있는데, 그때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나밖에 없을 거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블랙오닉스 (아스키 1985년)
나의 첫 RPG. 조잡하게 번역한 메뉴얼이 들어있는 패키지 테이프를 게임업체에서 몇 천원 정도 주고 산 기억이 난다. 당시 RPG라는 장르에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있던 나에게 이 게임은 대단히 신비스런 존재였다. 비록 아이큐1000에 일본어롬이 없어서 일본어가 다 깨져서 나왔지만, 그래도 재밌다고 열심히 한 기억이 난다. 돌아다니다가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 동료로 하거나 싸움을 걸 수 있는데, 그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빠져 있었다. 하지만 세이브/로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 맨날 처음부터 다시 했으니 레벨은 늘 1~2였다.
지금 보면 스토리도 전혀 없는 심심하지 그지 없는 RPG지만, 액션게임에만 몰두했던 나에게 이 게임은 신선한 바람이었다.

구니스 (코나미 1986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 신디로퍼가 부른 주제곡을 배경음악으로 썼는데, 상당히 좋았다. 보기보다 어렵고 길찾기가 쉽지 않다.







덱스터 (Game earts 1986년)
전투기로 변신되는 로보트가 등장하는 게임. 배경음악이 암울하다. 게임은 지금 봐도 상당히 센스가 있다. 로보트로 싸우다가 전투기로 변신해서 좁은 틈을 통과할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나중에 2편이 나오는데, 디스크드라이브판으로 나와서 그냥 군침만 흘렸다.





마법사 위즈 (소니 1986년)
당시 문방구 앞에 있는 50원짜리 미니 오락기에도 많이 탑재되어 있던 게임. 캐릭터도 그렇고 배경도 그렇고 대단히 독특하다.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아서, 아이템을 잘 사용해야 한다. 보스로 용이 나오는데, 새를 쓰면 그 새가 보스가 뿜는 불덩이를 다 막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 새가 어찌나 기특해 보이던지...
MSX 저용량 게임의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알파로이드 (Pony Cannon 1986년)
보통은 슈팅이다가 행성의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면 대전격투게임으로 돌변한다. 날라차기로 공격하면, 상대방 로보트가 뒤로 날라가는데, 그게 상당히 박진감이 있었고 통쾌했다.







캐슬 엑설런트 (아스키 1986년)
적을 피해서 열쇠를 먹고 문을 열어 지도를 완성시키는 게임이다. 주인공이 날아다니는 폼이 당시 유행하던 홍콩영화 '영환도사'의 강시와 비슷해서 영환도사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게임의 질은 두말할 필요없는 걸작이다.






마성전설1 (코나미 1986년)
재믹스가 발매되었던 시절 대단히 인기 끌었던 종스크롤 슈팅 게임. 음악이 좋았고, 난이도도 상당했던 것 같다. 이 게임을 끝까지 갔다는 사람이 내 주위엔 없었다. 나도 많이 가야 2스테이지 정도.







그라디우스2 (코나미 1987년)
MSX의 확장램팩인 재미나카드를 샀더니 번들로 끼워 주었던 슈팅게임. 테이프로 되어 있어서 실행되는데, 무려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당시 기존 게임들보다 고용량인 이른바 '메가게임' 중의 하나였다. 파워업아이템을 먹으면, 무기를 선택해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점이 재미있었고, 보스 전함을 물리친 뒤, 전함 내부로 들어가면 새로운 스테이지가 나오는 등, 아이디어가 대단히 좋았다. 또한, 코나미사의 다른 메가게임 롬팩과 같이 끼우면 게임에 변화가 생기는데, 꿈의 대륙과 합체하면, 전투기 메탈리온의 모습이 펭귄으로 바뀌었다. 내가 갖고 있었던 것은 재미나사에서 데이터를 조작했는지, 이미 펭귄으로 바뀐 버전이었다. 게임은 난이도가 상당해서, 결국 엔딩을 보진 못했다. 하지만 메가게임은 난생처음이었고, 확실히 기존의 저용량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과 음악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나중에 테이프가 늘어나는 바람에 버리게 되었지만...-_-

마성전설2 가리우스의 미궁 (코나미 1987년)
메가게임롬팩을 사기 위해 1년간 용돈을 열심히 모았는데, 파로디우스를 살까 마성전설2를 살까 고민하다가 마성전설2가 더 오래 놀 수 있을 거 같아서 사게 되었다. 비싼 돈 주고 사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오래 놀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나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이 묵직한 롬팩은 나의 재산목록 1호였고, 게임도 그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MSX1의 최고 걸작이 아닐까 싶다. 다만, 그때 엔딩을 보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아 있다.

댓글 5개:

  1. 로드런너가 당연 본좌입니다. 쿵후 하면서 사촌형이랑 무지 싸웠던 기억이 있네요. 구니스도 재밌었고..

    답글삭제
  2. 거의 다 플레이 해본 것 같습니다. 친한 형집에서 알파로이드할때 정말 재밌게 했었고..덱스터는 동네 아이들 다 모여서 돌아가면서 했던 기억이..ㅎㅎ 그때는 모두가 재믹스 팬이었죠. 구니스는 너무 긴장되는 게임이라 오래 하질 못했습니다. 그 따라오는 적...걔때문에..--;

    답글삭제
  3. 저두 역시 다 거쳐간 게임이네요. ^^ 랩틱 2에서 저 역시두 그 모아이(해골바가지 같이 생긴)같은 녀석한데, 당한것이 많아서 왕도마뱀 나오면 항상 내가 있는 쪽으로 유인해서 잡아먹히게 했었지요. 얼마나 통쾌했던지... 참 오래 즐기기도 했지만, 정작 난이도가 있어서 클리어는 못했군요.

    답글삭제
  4. 랩틱1도 해봤는데, 2편보다 많이 못하더군요. 2편은 캐릭터들이 귀엽고 음악도 좋았는데, 1편은 좀 초라했어요~ 료님이 왕도마뱀을 아신다니 반갑네요~ ^^ 그 모아이는 직선상에 위치할 때 접근하더군요.

    답글삭제
  5. 저도 어렸을적 랩틱2를 가장 많이 했더랬죠 ㅎㅎ

    나이 먹어서도 변신할때 나오는 '따라라라~'하는 멜로디는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기억 안나서 한참 헤매다가 간신히 찾아내서 가끔씩 하고 있습니다 ㅎㅎ

    팁을 하나 드리자면 POW 변신 상태에서 적을 죽이면 MOS게이지가 차구요 만땅으로 차면 빨갛게 변하는데 이때는 적을 밀어서 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잡아먹히거나 맞아죽기도 해요 다만 모아이 같은 녀석은 그냥 밀어서 보내버리죠 ㅎㅎ

    전 모아이 왕도마뱀인지 카멜레온인지 그녀석에게 먹이다가 사이에 낑겨서 눈물을 머금고 게임기 껐던 기억도 있어요 ㅋㅋ

    정말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하네요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