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5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PSP 한글판

2000년 플스1 에뮬레이터 VGS가 한창 인기를 끌 무렵에 하고 싶어서 복사CD까지 구해놨지만, 22년 동안 미루다가 결국 PSP 리메이크판으로 해봤다.

그 사이 완벽하진 않지만, 비공식 한글 패치도 나왔길래 적용해서 안드로이드용 PPSSPP로 돌렸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용은 전투 화면 진입할 때 진행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PC용 PPSSPP로 세이브를 옮겨서 다시 돌려보니 PC에선 정상 작동. 속 편하게 PC로 했다.

<택틱스 오우거>에 파이널 판타지 껍데기를 씌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크리스탈(성석), 직업, 아이템들이 그대로 나오며, 클라우드나 발프레아 같은 캐릭터도 우정출연한다.

그래픽 깔끔하고 캐릭터들이 귀엽다. 내용은 그 귀여움과는 달리 하드보일드하다. 죽음이 확실히 묘사되며, 귀족과 평민의 갈등, 교회의 야비함 등 중세 정치물에 가깝다. 다만, 결국엔 마왕(루카비) 때려잡는 용자물로 빠져서 일본식 판타지물의 전형에서 벗어나진 못한다.

그래픽과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진행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겨웠다. 일단 너무 어렵고 길다. 전투에 5명까지만 참가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하면, 한 판 넘기기가 그리 쉽지 않다.

스토리는 쓸데없이 복잡해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비슷비슷한 캐릭터가 많다 보니 구분이 잘 안 된 것도 한몫 했다. <택틱스 오우거>와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딱히 그보다 나을 것 없는 스토리였다. 나은 점이라면, 파판5의 잡 시스템을 들여와 캐릭터 키우는 맛이 더 있다는 거.

엔딩은 암울하게 끝난다. 찝찝해서 진 엔딩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찾아봤는데, <택틱스 오우거>와 달리 엔딩은 하나뿐이란다. 주인공보다 친구인 딜리타가 더 존재감이 큰데, 차라리 딜리타가 주인공이었으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목적을 위해서 악한 짓도 하는 그런 캐릭터가 전쟁 상황에선 더 현실적이다.

꾸역꾸역 엔딩을 봤지만, 개인적으론 원조인 <택틱스 오우거> 손을 들어주고 싶다.


엔딩 본 날 - 2022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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