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7

내일의 죠 SFC

<내일의 죠>는 1970년대에 일본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고,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 <도전자 허리케인>이라는 제목으로 애니가 방영되어 감동을 줬던 권투 만화다. 이 작품이 1992년에 슈퍼패미컴용 권투 게임으로 나왔다.

룰은 간단해서 상대를 세 번 다운시키면 TKO 승 처리된다. 실제 권투와 달리 1라운드 3분만 뛰고 3분이 다 되면, 게임 오버가 된다. 3분 안에 세 번 다운시켜야 스테이지 클리어.

십자키와 버튼 조합으로 잽, 스트레이트, 어퍼, 보디블로로 공격하고, 가드와 피하기도 할 수 있다. 상대의 스트레이트에 맞춰서 잽을 날리면 원작에서 나왔던 죠의 필살기, 크로스카운터도 간간이 볼 수 있다.

대전 상대는 원작에 나왔던 8명이다. 리키이시, 김용비, 카를로스 등을 거쳐 마지막엔 챔피언 호세 멘도사와 싸우게 된다. 리키이시는 이겨도 원작대로 죠가 패배하게 되고, 리키이시의 죽음도 묘사된다. 게임 내에선 스토리가 자세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원작을 안 본 사람은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슈퍼패미컴에선 드문 음성 대사도 있다.

끝판 상대 호세 멘도사를 이기면 엔딩이 나오지만, 너무 소박해서 싱겁다. 그런데, 마지막엔 다른 엔딩에 도전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진엔딩이 따로 있었다. 진엔딩 보는 조건은 호세 멘도사를 이기지 말고 피해 다니며 3분 버티는 것이다. 난이도는 Easy로 해도 상관없다. 이기는 것보다 버티는 게 더 어렵다.

호세 멘도사의 무서운 필살기를 피하며 다운을 한두 번 빼앗아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렇게 3분을 버티면, 원작과 같은, 비극적인 엔딩이 비교적 길게 나온다.

진엔딩이 사실상 배드엔딩이다. 호세 멘도사를 이겼을 때, 원작과 다른 해피 엔딩으로 후일담을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원작 재현도는 높은 편이지만, 게임이 단순하고 완성도가 떨어져서 원작 팬이 아니면 딱히 권하고 싶진 않다. 당시 같은 날, 슈퍼패미컴으로 발매된 게임이 <아랑전설1>이어서 이 게임은 게이머 기억 속에서 새하얗게 사리지고 말았다.


엔딩 본 날 - 2021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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