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8

격투 스타디움!! - 패미컴 야구 게임

1989년 12월에 테크모에서 패미컴용으로 발매한 야구 게임. 중학교 3학년 때 야구 게임을 하고 싶어서 찾다가 우연히 구한 정품팩이 이거였다. 주로 혼자서 하고 한 번은 학교 친구들을 데려와서 재밌게 했다.

다시 하려니 제목이 생각나지 않았는데, 뒤져서 찾아냈다. 제목과 달리 '격투'는 없는, 순수 야구 게임이다. 에뮬로 실행해서 게임 시작 음악을 들으니 그 시절에 친구들과 재미나게 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잠시 뭉클했다.

패미컴 야구 게임은 <패미스타>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 게임도 나쁘지 않았다. 비주얼 면에선 패미스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게임 잡지엔 분석도 소개도 된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게이머가 많다. 그러고 보니 당시 대만산 복제팩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수비 시 B버튼을 누르면서 방향키를 조작하면 점프와 다이빙 캐치 같은 파인플레이가 가능하다. 친구는 안타인 줄 알았다가 내가 점프해서 잡아버리니까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요즘이야 특별할 것 없지만, 수비와 송구 능력이 선수별로 차이 나는 점이 당시 야구 게임으로선 신선했다.

이 게임의 강점은 중요 장면에서 나오는 비주얼이다. 게임 시작 전, 홈런 쳤을 때, 세이프 아웃 판정 때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닌자용검전>을 만든 테크모답게 비주얼신에 신경을 썼다. 자칫 단순해 보였을 게임에 임팩트를 줬다.

12팀이 리그전을 해서 우승을 노리는 모드가 있는데, 세이브 기능이 없어서 이어 하려면 패스워드를 기억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 패스워드를 입력해서 했는지 우승 엔딩을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안타 잘 치는 요령도 생기고, 컴 AI의 허점도 알게 되어 좀 질리지만, 나에게는 패미컴 시절 했던 유일한 야구 게임이고, 추억이 있어서 좋았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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