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2

스고로퀘스트 주사위 전사들


주사위 말판 놀이 형식을 빌린 패미컴 RPG.
열혈 고교 시리즈로 유명한 테크노스 져팬이 만들어서 그런지, 패미컴 게임으로선 아주 깔끔하고 산뜻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파이터, 엘프, 하프엘프, 드워프 중 한 명을 고를 수 있으며, 주사위를 던져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전투도 주사위를 던져서 진행한다. 적보다 높은 숫자가 나오면 공격이 통하고, 적보다 낮은 숫자가 나오면 데미지를 입는다. 전투에선 주사위맨을 불러서 전투에 참여시킬 수 있고 마법과 아이템도 쓸 수 있다. 적을 이기면 여느 RPG처럼 경험치와 돈을 얻어 선택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주사위 말판 놀이라서 여러 캐릭터가 경쟁하는 줄 알았는데, 순수하게 1인용이다. 혼자 주사위를 계속 던져 나아간다. 다만, 스테이지마다 캐릭터를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전부 여섯 스테이지이고,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또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 나름 스토리가 있다. 왕국을 위협하는 마왕 하데스와 그 졸개들을 무찌르는 이야기. 흔하디 흔한 판타지 왕도물이다.


저연령층을 노린 구성처럼 보여서 쉽게 깨리라 생각했는데, 몇몇 스테이지는 어려운 편이다. 클리어하려면 꼭 들러야만 하는 지점이 있는데, 주사위 운이 따르지 않아서 거길 지나쳐버리면 보드판을 무한 뺑뺑이해야 한다.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따라야 하는 게임이다. 다행히 주사위 숫자를 1~6까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다이스콜' 마법이 있다.


마지막 스테이지는 앞의 다섯 스테이지를 다 깨고 왕과 얘기해야 갈 수 있다. 고생 끝에 끝판왕 하데스와 맞닥뜨린 순간, 그 캐릭터는 사로잡힌다.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 구하러 가야 한다. 결국 스테이지6은 두 번 해야 하는 셈이다. 그때까지 캐릭터 한 명만 키웠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강제세이브로드 기능으로 주사위를 조절해서 단시간에 클리어했지, 실기로 했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원하는 주사위 숫자가 안 나올 때마다 성질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스토리가 단순한 점은 아쉽지만, 독창적이고 그래픽이 괜찮아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엔딩 본 날 - 2018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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