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06

샤이닝포스 MD


1992년에 세가의 야심작으로 나왔던 SRPG게임이다. 삼성에서 알라딘보이(메가드라이브의 한국판 명칭)를 밀기위해 정식으로 수입하기도 했다. 한글화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대신 대화집을 제공해서 그나마 감지덕지했던 기억이 난다.


이 게임은 당시로는 파격적인 용량이었고, 그래픽도 용량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게임진행은 RPG 상태였다가 전투는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나름 독특한 형식이었는데,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1대1 전투신이 내 눈을 확 잡아 끌었다.


더욱이 20명이 넘는 캐릭터마다 각각 애니메이션이 달랐고, 나중에 전직하면, 모습이 바뀌는 점도 좋았으며, 특정 무기를 장착했을 경우, 그래픽에도 반영이 되는 점도 흥미로웠다.

일본어는 거의 모르는 상태였지만, 잡지공략을 통해 엔딩을 보았고, 두 번째 할 때는 대화집을 근거로 숨어있던 캐릭터인 사무라이와 닌자까지 찾아서 다시 감동의 엔딩을 보았다.

또한, 주인공 맥스로 막판 왕의 숨통을 끊으면 멋진 포즈가 나오는 등 몇 가지 숨겨진 요소도 좋았다.

다만, 이동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은 레벨업 기회도 그만큼 떨어져서 거의 안 쓰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으며, 지금 생각하면 스토리면에서는 그리 높은 평점을 주긴 힘들 것 같다. 너무 진부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문제점은 후속작인 2편에서도 고쳐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준다.

게임기어판으로 나온 것을 메가CD판으로 리메이크한 샤이닝포스CD를 나중에 해봤는데, 이것도 역시 스토리는 일직선이고, 샤이닝포스1~2와 달리 아예 마을 대화가 없어서 완전한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샤이닝포스CD는 본편보다 1과 2를 다 클리어했을 때 생기는 최종화 <새로운 시련>이 더 재미있었다. 최종화는 1편 주인공 왕자의 왕위즉위식에 벌어진 시련이 주된 이야기인데, 자신들과 레벨도 똑같은 분신들과 싸우기 때문에 이기려면 머리 꽤나 써야 한다.

황당한 건 이걸 깨면 박물관이란 게 또 나와서 역대 보스하고 또 싸워야 한다.

샤이닝포스 시리즈는 스토리나 밸런스보다는 화려한 전투 그래픽이 강점이었던 게임이란 느낌이다. 그래도 이 게임이 메가드라이브의 부족한 RPG라인에 꽤나 힘을 실어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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