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09

닌자용검전1 FC 1988

어린 시절, 세운상가 아저씨가 틀어 준 닌자용검전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나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그때까지 즐겼던 MSX1의 저용량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과 음악이었다.

다른 롬팩(그 중에 록맨2도 있었다)도 보여 주었지만, 그 오프닝을 본 나에게 다른 게임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나와 동생은 가진 용돈을 털어서 패미콤 본체와 닌자용검전 복제팩을 약간의 바가지를 쓰고 구입하고 만다.

집의 컬러TV에 연결해서 본 오프닝은 감동 그 자체여서 대결신을 동생과 흉내내기도 하면서 좋아할 정도였다.


일본어는 전혀 몰랐지만, 한 스테이지가 종료될 때마다 나오는 시네마스코프 스타일의 비주얼은 아주 멋져서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곤 했다.

사실 요즘처럼 CG가 난무하는 시대에는 별로 대단할 것 없는 영상이지만, 당시 가정용 게임기로서는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었다고 기억한다.
또 그래픽뿐만 아니라 음악도 좋아서 지금 관점에서 봐도 명곡이 참 많은 게임이다.


게임은 무척 어려웠는데, 적들의 패턴은 반복하다보면 극복할 수 있었지만, 조금만 실수해도 떨어져 죽어 버리는 지형이 많아서 정확한 점프솜씨가 요구되었다.


막판왕 전에 나오는 보스는 사실 알고 보면 공략법이 간단했지만, 이 보스에게 죽어 버리면 그 스테이지 한참 전부터 시작하게 되는 가혹한 벌이 있어서 조마조마하면서 보스와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엔딩을 보려고 마지막 보스까지 갔지만, 어려운 난이도에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결국 엔딩을 본 것은 몇 년이 지나, 에뮬레이터에 강제세이브 기능이 탑재되었을 때였다.

닌자용검전은 PC엔진과 슈퍼패미콤으로도 나왔는데, 그래픽은 좋아졌지만, 패미콤의 그 조작감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2편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1편보다도 더 어려워졌고, 3편은 갑자기 쉬워진 난이도로 오히려 팬들의 원성을 샀다고 한다.


패미콤 액션 게임 중에서는 멋진 그래픽과 음악이 어우러진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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