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

초대 열혈 경파 쿠니오군

1992년 테크노스저팬이 발매한 슈패패미컴용 게임.
패미컴의 다운타운 열혈 이야기의 계승작으로 적을 물리치면 경험치를 얻어 성장하고 기술이 추가되는 RPG 요소가 있다.

코믹했던 패미컴용 열혈 시리즈와 달리 초대 열혈 경파의 5등신 캐릭터로 바뀌어 분위기가 삭막해졌다. 개인적으론 패미컴의 짜리몽땅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좋아했기에 바뀐 그래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이 1992년 당시 이 게임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였다.
실제로 게임은 어떤지 궁금해서 뒤늦게 해본다.

스토리는 오사카로 수학여행 온 쿠니오 일행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수학여행이라고 하는데, 인솔하는 교사도 없고, 왜 쿠니오 일행만 기차 타고 와서 호텔로 직행하는지는 설명이 없다).
실제로 몇 번 가봤던 난바, 우메다, 신사이바시 등이 배경이라 친숙했다.

90년대 당시 만화나 게임에서 학교 폭력 소재는 중고생들이 열광했다. 당시 남학교에선 싸움 실력이 곧 권력이었고, 캡짱을 동경하는 아이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쿠니오라는 정의로운 캐릭터로 일진을 미화하지만, 실제 불량 청소년은 약한 애들을 괴롭히고 삥 뜯는 게 일상이었다.
뭐, 게임이니까 하나의 세계관으로서만 받아들인다.

전작인 열혈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액션이 메인이지만, 일본어를 모르면 장비 선택도 힘들고, 길찾기도 어려워서 초반부터 막히기 쉽다.
한국에선 언어 장벽 탓에 인기작으로 올라서기엔 한계가 있었다.

아쉽게도 게임은 쾌적하지 못했다. 메뉴창 불러내는 속도가 느리고 조작성도 뭔가 답답하다. 레벨이 오르면 기술이 다양해지지만, 동작들이 빠르지 않아서 템포가 느리다.
가장 짜증나는 건 NPC들이 시도 때도 없이 싸움을 걸어와서 이동하는 데 시간을 다 잡아먹는다.

길도 생각보다 복잡해서 이동수단인 오토바이를 얻기까지 헤매기 쉽다.

스토리는 진부하다. 딱히 곱씹을만한 요소는 없다. 그다지 호감 가지 않는 그래픽과 더불어 인상이 그리 좋은 게임은 아니었다. 이렇게 만들기보다는 패미컴 그래픽을 이어받아 열혈 이야기 2를 만드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엔딩 본 날 - 2024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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