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판타지 2는 RPG쯔꾸르2000으로 만들어진 인디 게임이다.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의 세계관을 결합시켜서 절묘하게 버무린 RPG라 할 수 있다.
일본 2ch에서 재밌는 무료 RPG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 게임 제목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픽이 드래곤 퀘스트 6 스타일이라 위화감 없어서 호기심에 해봤다.
게임은 일본 CLONE GAME PARTY 사이트에서 내려받았는데, 한글 윈도우 11에서 실행하려면 아래 파일들을 설치해야 했다.
-RPG 쯔꾸르 RTP(런타임 패키지) : 쯔꾸르 게임 실행용 파일
-Locale Emulator : 한글 윈도우에서 일본어 게임 실행할 때 필요
그리고 이 게임은 저해상도 4대3 비율이라 와이드 모니터에서 비율 유지된 전체 화면으로 즐기려면 Magpie란 툴을 켜고 alt+F11을 눌러야 했다.
주인공은 드래곤 퀘스트 4 주인공이다. 남녀 성별 선택할 수 있다.
초반에 신시아가 나오길래 드퀘4 스토리로 진행되는가 했더니 그건 아니고, 주인공이 드퀘2 주인공이 나오는 꿈을 꾸다 깨어나자 어머니로부터 넌 로토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이라는 얘기를 듣고, 마왕 토벌을 목표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마왕을 물리치려면 크리스탈 4개를 모아야 한단다. 파이널 판타지의 그 크리스탈이다.
그래픽은 슈퍼패미컴 스타일인데, NPC나 건물은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 스타일이 혼재했다.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린다.
기본 그래픽은 드퀘에 가깝지만, 전투는 파판의 사이드뷰이고, ATB 시스템까지 적용되어 있다. 랜덤 인카운트 방식이지만, 적 조우율이 그리 높지 않고 도망도 쉬워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드퀘와 파판 시리즈의 모든 BGM이 나온다. 시작할 때 전투 화면과 필드 화면에서 어떤 곡을 쓸지 지정할 수도 있고, 그냥 랜덤으로 해놓으면 매번 바뀐다.
이 게임은 드퀘와 파판 전 시리즈의 등장인물이 총출연한다. 2023년에 나온 R5 패치 기준으로 드퀘 1~12, 파판 1~15 그리고 외전작들의 등장인물들을 동료로 쓸 수 있다.
파판7과 드퀘8부터는 3D 그래픽이었는데, 모두 슈퍼패미컴 스타일로 등장인물이 그려져 있다.
파판9의 지단, 파판7의 클라우드, 에어리스, 드퀘11의 마르티나, 파판10의 유우나 등등...
스토리는 파이널 판타지보다는 드래곤 퀘스트 쪽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원작을 살짝 비틀거나 섞은 내용이 많다.
가령 드퀘5 유령성에 잠입하는 인물이 드퀘5의 비앙카가 아니라 드퀘7의 마리벨이라든가...
드퀘4의 데스피사로 이야기는 원작과 비슷하게 재현되는데, 물리치면 데스피사로를 동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데스피사로를 동료로 영입하면, 드퀘8의 제시카가 자기 오빠는 마물에게 살해당했는데, 마물들의 왕하고 같이 다닐 수 없다며 파티에서 나가버린다.
스토리는 방대하지만, 그렇게 깊이 있는 편은 아니다. 이벤트는 많은데 단발성이며 짜깁기 느낌이 강하다. 물론 그 짜깁기도 이 시리즈에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만들었음이 느껴진다.
스토리보다는 친숙한 드퀘와 파판 배경에서 수십명에 달하는 드퀘와 파판의 캐릭터들을 찾아 성장시키고 숨겨진 아이템과 소환수를 찾는 데 재미가 있다.
파고들 요소가 많다.
끝판왕은 파판5의 최종 보스 네오 엑스데스.
물리치면 각 캐릭터의 후일담을 담담하게 보여준 뒤, 각종 데이터를 보여주고 끝을 맺는다.
난 동료를 다 모으지 못하고 끝냈는데, 엔딩에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엔딩을 보고 클리어 데이터를 저장하면, '강하게 뉴 게임' 모드가 생겨 레벨과 무기를 이어받은 채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RPG쯔꾸르로 만들었다지만, 옛날 슈퍼패미컴 RPG 수준을 뛰어넘는 완성도였다. 슈퍼패미컴 전성기에 드퀘5, 6과 파판4, 5, 6의 팬이었다면, 이 게임도 만족할 것이다.
엔딩 본 날 - 2024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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