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4

이스4 MASK OF THE SUN 한글판

이스4는 팔콤의 정식 PC판과 허드슨의 PC엔진판을 깼기 때문에 더 안 하려고 했는데, 슈퍼패미컴판을 옛날에 못 깬 것이 걸려서 결국 해봤다.

이스4가 제작되던 당시엔 팔콤이 바빠서 다른 제작사들에게 기획과 시나리오 초안만 넘기고 알아서 만들라고 했다. 그 결과, PC엔진판은 허드슨이, 슈퍼패미컴은 통킹하우스가 담당했는데, 전혀 다른 게임으로 보일 정도로 연출과 전개에서 차이가 크다.

슈퍼패미컴판을 만든 통킹하우스는 원래 게임 제작 실력이 별로다. 통킹하우스 게임을 선택해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다. 90년대에 B급, C급 게임 다수 양산한 제작사다. 팔콤이 왜 통킹하우스에 외주를 줬는지 미스터리다. 그래픽과 음성은 슈퍼패미컴의 한계라 그렇다 쳐도 연출에서 최선의 결과물은 아니었다고 본다.

기대를 접고 해봤다. PC엔진판을 해본 뒤라 밋밋하긴 했다. 등장인물 일러스트가 안 나오고 대사에 캐릭터 묘사도 부족해서 스토리 이해엔 어려움이 있다. 비공식 한글판으로 했는데, 번역이 구글 번역 돌린 것 같은 수준이었다. 그래도 한글이 반갑긴 했다.

기대를 안 하고 하니까 게임은 그럭저럭 즐길만했다. 2D 몸통 박치기는 충실히 재현되어서 고전 이스의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음악도 친숙한 명곡들이 나와서 즐거웠다.

슈퍼패미컴판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 아돌이 말을 한다는 점이다. 상대에게 대꾸하는 장면이 많다.

PC엔진판보단 쉬운 편인데, 리리아 살리는 부분은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래전에 실기로 했을 때도 이 부분에서 막혀서 결국 포기했다. 이번엔 일본 웹 공략에 의지해서 길을 잘 찾을 수 있었다. 워프 마법으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스의 명성치곤 너무 소박하게 만들어서 PC엔진판보다 좋은 평가를 주긴 어렵지만, 지금이라도 엔딩을 봐서 속 시원했다. 이제 이스4는 모든 기종판의 엔딩을 다 봤다.


엔딩 본 날 - 2020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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