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0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3 Crowned Edition

1988년, 패미컴으로 발매된 게임. 오락실에서 처음 봤다. 1편과는 비교도 안 되게 파워업되어서 단번에 날 사로잡았다. 너구리로 변신해서 하늘을 날아다니고, 다양한 미니 게임과 숨겨진 스테이지가 있는 등, 파고들 요소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인기가 사그라든 시점에 패미컴으로 잠시 즐기긴 했지만, 어려워서 엔딩은 못 봤고, 훗날 슈퍼 패미컴판을 에뮬로 실행해서 엔딩을 본 기억이 난다. 갑자기 그리워져서 다시 해보기로 했다. 슈퍼 패미컴판은 이미 깼으니 패미컴판 일본롬에 Crowned Edition 패치를 적용해서 실행했다.

https://www.romhacking.net/hacks/5291

Crowned Edition은 적의 모습과 일부 아이템 위치가 바뀐다. 게임성이나 그래픽은 큰 차이가 없다. 대사는 일본어에서 영어로 바뀐다. 원작보다 대사가 더 간단해졌다고 한다.

초기작보다 늘어난 변신 요소가 흥미로웠다. 기존의 슈퍼 마리오, 파이어 마리오에 더해 너구리, 개구리, 해머, 부츠 마리오로 변신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너구리를 풀파워 상태로 만든 날개 마리오가 좋았다. 언제든 날 수 있어서 스테이지 클리어가 쉬웠다.

전체 8스테이지인데, 당시 패미컴에선 세이브 기능이 없어서 끝까지 깨려면 보통 몇 시간 동안 켜놔야 했다. 비기를 쓰면, 20분 안에 스테이지를 뛰어넘어 엔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난 강제 세이브를 쓰면서 8스테이지 모두 즐겼다.

마지막 스테이지는 섬세한 점프 실력을 요구해서 강제 세이브 없었으면 포기했을 것 같다.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다. 끝판왕은 점프로 죽일 수가 없다. 유인해서 벽돌을 부수게 한 뒤, 아래로 떨어지게 해야 한다.

엔딩은 공주의 짧은 대사가 나오고 지금까지 거쳐온 스테이지를 소개하고 끝. 방대한 내용에 견주어 엔딩은 짧은 편이다.

이 게임 제작엔 30명에 이르는 개발 인원에 2년 반이 걸렸고 특수칩을 넣어서 용량을 늘렸다고 한다. 패미컴 수준에선 정말 방대하고 다채로운 요소가 가득 담긴 걸작이다. 지금 해봐도 패미컴으로 여기까지 구현했다는 데에 놀랐다. 슈퍼 패미컴판이나 GBA판 그래픽이 더 좋지만, 원조의 추억을 느끼기엔 역시 패미컴판이 제격이었다.


엔딩 본 날 - 2020년 12월 20일


<비교하고 싶어서 실행해본 GBA판>

오프닝이 추가되었고, 음성도 나온다. 근데, 음성이 경박해서 별로. 그래픽은 대폭 향상되었다. GBA판은 e-리더 카드와 연동하면 38개의 클래식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기믹이 총집합한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엔딩 내용은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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