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2

이스4 The Dawn of Ys

팔콤 공식 스토리인 <이스 셀세타의 수해>를 깼지만, PC엔진판이 궁금해서 실행했다. PSP로도 PC엔진판을 다운로드 판매한 적이 있어서 롬을 PPSSPP 에뮬로 돌려봤다. PSN 게임이라 롬 파일만으론 실행 안 되고 GAME 폴더에 이스4 데이터 파일을 따로 넣어줘야 돌아간다.

PPSSPP에서 돌리는 이스4는 쾌적하고 완벽했다. 필터 효과가 들어갔는지 화면도 깔끔한 편이었고 음질도 PC엔진 에뮬로 돌리는 것보다 좋았다. 그런데, 시간 절약을 위해 경험치를 게임위저드로 건드리려고 했더니 값을 찾을 수가 없었다. 치트 파일도 따로 없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레트로아크 PC엔진 코어로 다시 했다. 여기선 게임위저드로 경험치 값을 건드릴 수 있었다. 레벨을 최고치로 올려놓고 시작해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PC엔진판 이스4는 이스2에서 내용이 바로 이어진다. 오프닝부터 이스2 끝판왕과 싸우는 장면이 나오고 2편의 인물과 장소가 나온다. 시간순으로 이스3는 이스4의 다음 이야기라고 한다.

영상과 음성 연출이 PC엔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3류 제작사 통킹하우스가 만든 슈퍼패미컴판 이스4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허드슨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이스1, 2와 마찬가지로 따로 칼질이 없고, 몸통 박치기로 공격한다.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옛날에 하던 이스 생각이 나서 나는 좋았다. 나름 액션이라 전투가 덜 지겨웠다.

칼과 방어구, 마법 반지는 마을에서 구입하거나 보물상자에서 찾는다. 보스전에서 불편했던 점은 장비와 아이템 교체가 안 된다는 것. 몇몇 보스는 불이나 얼음 마법으로 공격해야 타격을 줄 수 있는데, 보스전 직전에 미리 선택해놓지 않으면 무조건 패배한다. MP도 물론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한다.

주요 인물과 대화에서 상대방 얼굴이 목소리와 함께 큼지막하게 나오는 연출이 좋았다. 그림체도 마음에 들었다. 음악은 황홀했다. 상당히 멋진 음악이다.

게임 진행에선 고전 게임 특유의 불친절함이 있다. 다음 행선지의 위치를 대사에서 정확히 안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동서남북으로 얘기하지 않고 지명만 얘기한다. 몇 군데는 어딘지 몰라서 공략을 봐야 했다. 워프 마법까지 없었으면 괴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특정 지점에서 특정 아이템을 써야 한다든가 장비를 바꿔야 통과시켜준다든가... 힌트가 너무 적어서 막히기 십상이다.

스토리는 대략 알겠는데, 설명이 부족해서 인물들의 동기가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고전 게임답게 빈 부분은 게이머의 상상으로 메워야 한다.

깨는 데 10시간 미만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보기보다 어려웠다. 레벨 올려두지 않으면, 보스전이 큰 스트레스다. 끝판왕은 레벨을 올려도 그리 쉽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왜 PC엔진의 걸작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20년 뒤 팔콤이 3D로 다시 만든 이스4보다 이게 마음에 들었다.


엔딩 본 날 - 2020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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