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4

테크모컵 풋볼 게임 MD

<캡틴 츠바사>의 해외 버전. 1993년 테크모가 메가드라이브용 롬팩으로 북미와 유럽에 발매하려다 취소된 비운의 게임이다. 세가 해외 부서의 정책 탓이라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게임은 다 만들어져 있고 정식 제품은 아니겠지만, 지금도 해외 온라인 몰에선 롬팩을 팔고 있다. 롬파일은 아주 오래 전에 퍼져 있었다. 발매 취소된 게임이 어떤 경로로 유출되었는지는 수수께끼다. 영문판만 존재한다.

<캡틴 츠바사>의 시스템만 가져왔을 뿐, 내용은 완전 별개의 오리지널이다. 주인공은 로버트라는 소년이다. 국적은 나오지 않는데, 아마도 영국이지 않을까 싶다. 로버트는 미드필더이며 그의 형 데이빗과 함께 드림FC라는 팀에 입단하여 세계 무대에 설 꿈을 키운다.

주인공 로버트의 라이벌은 알프레드라는 독일 선수다. 함부르크FC와 독일 대표팀의 주장을 겸하고 있다.

테크모의 <캡틴 츠바사> 2편, 3편을 해본 사람이라면, 시스템이 동일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아무래도 메가드라이브라서 패미컴판보다 템포가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미완성품이 아닐까 했는데,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다만, <캡틴 츠바사2>와 견주면 캐릭터와 필살기가 다양하지 못하다. 그 때문에 게임 플레이는 쾌적하지만, 밋밋하다. 스토리도 극적인 요소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재밌는 건 필살기 중 메가드라이브 슛이 있었다. 골대를 일부러 맞춰서 튀어나온 공을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는다.

초반 두 판 정도 해보고, 웹에서 패스워드를 찾아 마지막 경기로 넘어갔다. 결승전은 독일이었다. 독일의 에이스는 메가플레어 슛을 구사하는 알프레드다. 승리하면, 엔딩. 특별한 내용은 없다. 알프레드와 악수하고 드림FC의 여자 매니저, 엘리스의 축하를 받으며 끝난다. 스태프롤은 안 나온다.

<캡틴 츠바사> 원작 만화가 유럽에서도 유명한데, 원작 캐릭터 그대로 내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이 게임의 오리지널 캐릭터는 매력이 없어서 당시 발매했어도 큰 인기를 거두긴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훗날 메가CD판으로 <캡틴 츠바사>가 나왔지만, 시기가 늦어서 아쉬웠다.


엔딩 본 날 - 2020년 9월 24일

댓글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