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1

그라디우스 에피소드2 고퍼의 야망 Enhanced 1.03 한글판


코나미가 1989년에 발매한 MSX판 그라디우스의 마지막 작품. <그라디우스2>와 <사라만다>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속편이다. 오락실판 <그라디우스2 고퍼의 야망>에 바탕을 두었다고 하지만, MSX판만의 오리지널 요소가 강해서 거의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어린 시절, <MSX와의 만남>이란 잡지에서 이 게임의 스토리를 읽고 군침만 흘렸던 기억이 난다. 돈이 없어서 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사라만다>처럼 양덕들이 Enhanced 패치를 내줬고, 한글 패치까지 있다. 그걸 에뮬로 실행해서 해봤다.


Enhanced 버전을 실행하면, 몇 가지 기능 화면이 나온다. I 버튼을 누르고 시작하면, 기체가 무적이 되어서 엔딩을 수월하게 볼 수 있다.


MSX 게임에서 한글을 보다니 감개무량하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게임만 해선 알기가 어렵고, 메뉴얼이나 설정 자료집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전작 <그라디우스2>의 메탈리온 조종사이자 훗날 통치자가 된 제임스 버튼이 사망한 뒤, 그의 손자 데이비드 버튼이 새 전투기 빅센을 타고, 박테리안 군과 싸운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전작의 무대로 가기도 한다.


Enhanced 버전와 FMSX 에뮬의 궁합이 별로인지 음성과 음악이 간혹 깨지는 경우가 발생했지만, 플레이엔 지장이 없었다.


그라디우스 시리즈답게 어렵다. 끝판왕에게 가려면 숨어 있는 지도 세 개를 무조건 찾아야 한다. 세 개 중 하나라도 없으면, 찾을 때까지 해당 스테이지로 돌아가서 무한 루프되어 버린다. 적의 공격 피하는 것도 어려운데, 무슨 지도까지 찾아야 하나. 공략을 보고 위치를 알아냈다.

적색 지도 - 스테이지5 후반, 등지고 있는 모아이 사이
청색 지도 - 스테이지7의 모래 지대 통과한 뒤 부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감
녹색 지도 - 스테이지8의 세포 지대에서 부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감

다 모으면 마지막 스테이지로 워프할 수 있다.


<사라만다>처럼 이것도 굿엔딩과 배드엔딩이 있다. 굿엔딩의 조건은 빅센의 실드 장착 여부다. 실드 장치는 스테이지10 초반 어떤 지형 안에서 구할 수 있다. 끝판왕을 물리치고 시간을 뛰어넘는 도중, 베놈이 공격해오는데, 실드가 있으면 굿엔딩, 없으면 배드엔딩이다.


MSX판 그라디우스 시리즈를 종결하는 작품이다. 전작 <사라만다>보단 볼륨이 있긴 하지만, 딱히 참신한 요소가 없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시리즈 중 MSX판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것으로 MSX판 그라디우스 시리즈는 아듀~


엔딩 본 날 -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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