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1

아레사 SFC


1993년에 발매된 슈퍼패미컴용 아레사. 슈퍼패미컴용은 게임보이판 3부작에서 최소 100년 이상 세월이 지난 뒤를 그린 후속작이다. 전편과 연관성은 아레사 반지와 마법인형 돌 정도라서 전작 스토리를 몰라도 즐기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아레사 왕국은 반달 제국의 침략을 받아 패망했다. 아레사 반지를 물려받은 소녀 아리엘은 숲속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아리엘은 우연히 아기 드래곤 팡, 마법인형 돌을 만나게 되고,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아레사 왕국으로 향한다.


게임보이용 전작들은 조잡한 부분이 꽤 보였지만, 슈퍼패미컴용 후속작은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픽, 시스템, 시나리오 모두 슈퍼패미컴 RPG 중 상급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일러스트도 좋아서 여성 캐릭터들이 아름답게 나온다.


마법 주문을 많이 쓸수록 새로운 주문을 익힐 수 있고, 전투 후 얻는 보석을 합성해서 새로운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참신하다. 전투에선 적이 앞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좌우에 나올 때도 있어서 L, R 버튼으로 화면을 돌려야 다른 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좀 귀찮았다. 그리고 우리 편이 상대에게 주는 데미지가 숫자로 표시되지 않아서 좀 답답했다. 레벨을 올려도 얼마나 강해졌는지 전투에선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레벨 99로 만들어주는 밸런스 파괴 아이템이 어딘가 숨어 있다.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기 쉬운 편이라 진행이 경쾌하다. 머리 아픈 수수께기 요소도 없다. 스토리는 왕도물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흐른다. 출생의 비밀이 가장 비중 높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쯤 슈퍼패미컴 실기+UFO로 이 게임을 해봤지만, 중간 보스 휴프노를 아무리 때려도 죽지 않아서 포기한 적이 있다. 버그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해보니 분신을 먼저 없애야 본체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엔 공략도 없었기에 그걸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못 깬 게 한이었는데, 이번에 엔딩을 봐서 시원했다.


제작사 야노만이 슈퍼패미컴 아레사는 비교적 잘 만들었다. 충분히 수작으로 꼽을 수 있는 RPG다. 아쉽다면, 엔딩이 여운 느낄 새도 없이 한 장면으로 간단히 끝난다는 것이다.


엔딩 본 날 - 2019년 9월 1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