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4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2015년 게임. 프리퀄 한 뒤 이어서 했다. 인텔 G4400 CPU+24gb RAM+GTX660 컴에서 풀옵션으로 아주 잘 돌아갔다.


본편의 3년 전을 다룬 프리퀄 <비포 더 스톰>을 본편보다 먼저 해도 괜찮을지 우려했는데, 본편을 다 해보니 프리퀄을 먼저 한 게 더 나았다고 본다. 클로이와 레이첼의 관계, 인물들의 과거를 어느 정도 아는 상태에서 하니 본편이 더 재밌어졌다. 물론 반대로 해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프리퀄은 내용상 심심했기 때문에 본편 클리어 뒤에 했다면, 부족함을 느꼈을 것 같다. 프리퀄을 먼저 한다고 본편의 스포일러를 미리 알게 되는 염려도 전혀 없다(오히려 반대다).


프리퀄에선 초능력 같은 게 없어서 평이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본편의 주인공 맥스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어 훨씬 재미있다. 몇 분 전 과거로 갈 수 있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되돌릴 수 있다. 이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 맥스가 오리건 주의 해안 도시 아카디아 만에서 일어난 사건을 클로이와 함께 파헤치는 내용이다.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는 나비 효과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킨다는 그 이야기이며, 이는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그래서 나비, 태풍, 카오스 이론이 게임에서도 등장한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캠퍼스 분위기는 교복이 없어서 그런지 한국의 고등학교보단 대학교에 가깝고, 학생들이 더 어른스럽고 자유로워 보인다. 문화가 아예 다르다. 총기, 마약, 왕따, 동성애 등을 다루는데, 한국 고등학교보단 역시 수위가 높다. 담배, 마약, 클럽을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블랙웰 고등학교에선 학교의 인기 스타였던 레이첼이 실종된 상태고, 소심한 학생 케이트는 신체 동영상이 유포되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주인공 맥스는 시간 되돌리기 능력을 이용해 친구 클로이를 살리고, 블랙웰을 둘러싼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전개 방식도 전형적이지 않았다. 일본 어드벤처 게임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 보는 느낌이었다. 3D 1인칭 시점으로 보는 배경이 무척 예뻤고, OST도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주인공이 시간 되돌리기 능력을 써서 뭔가를 해결하면, 다른 뭔가가 잘못되고, 마을에선 동물이 죽거나 기상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뭘 하든 운명은 바꿀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게임이 아닌가 싶다. 게임에서도 여러 선택을 하게 되지만, 인물의 태도가 살짝 바뀔 뿐, 크게 바뀌는 건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마지막 에피소드5의 엔딩은 두 가지다. 제작진이 의도한 엔딩은 어떤 쪽인지 확연하다. 한쪽 엔딩이 더 길고 제대로 된 마무리 같았다.


중후반부엔 몇 분 전 과거가 아니라 오래전 과거로 갈 수 있게 되는데, 그때부터 더 재밌어진다. 후반부의 악몽 연출은 공포 게임 같았다. 엔딩까지 보면 참 심오한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게임보다 더 낫게 나올지는 의문이다.


프리퀄은 좀 지루해서 본편도 그리 기대하진 않았는데, 해보고 나니 왜 걸작으로 칭송받는지 이해했다. 기억에 남을 어드벤처 게임이다.


엔딩 본 날 - 2019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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