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4

성검전설2 SFC


성검전설2는 1993년 8월 6일에 슈퍼패미컴용으로 발매된 게임이다. 전작이 휴대용 게임보이로 나왔기 때문에 2편이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건 당시 뜻밖의 일이었다. 아마 그 시점에 1편을 해본 사람은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난 슈퍼패미컴 실기(+UFO)로 3편, 에뮬로 1편을 클리어한 적이 있으나 유독 2편만은 해보지 못했다. 누군가 버그가 있고 짜증 나는 게임이라고 평한 걸 보고 할 마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명작이라고 평한 게임을 안 하고 죽긴 아까워서 26년이 지나 이제야 에뮬로 해봤다.


성검전설2는 2018년에 PS4와 PC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는데, 그래픽을 보니 전혀 호감이 안 가서 그냥 원작인 슈퍼패미컴판을 했다. 비공식 한글판이 있어서 그걸로 했다. 번역의 질은 많이 떨어져서 도중에 몇 번이나 일본어판으로 바꿀까 생각했다. 리메이크판은 스샷을 봤는데, 번역이 훨씬 좋아 보였다.


부모 없이 자란 주인공은 친구들과 유령이 나온다는 곳에 갔다가 성검을 뽑게 되고 세상을 구할 용사로 선택받는다. 동네 아이에게 맞고 사는 연약한 소년이 성검 하나 뽑았다고 갑자기 용사가 되는 건 좀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이야기는 전작에서 15년 지난 시점이다. 세상을 유지하는 힘인 마나를 노리는 악당이 있고 그걸 막는 건 전작과 같다. 1편은 시니컬한 느낌이었는데, 2편의 분위기는 밝은 편이다. 그래픽은 흑백 게임보이로 나왔던 1편보다 대폭 좋아졌다. 스토리가 그리 복잡하지 않은 왕도물이다.


액션RPG인데, 주인공 포함 3명이 같이 다니고 나머지 2명은 전투에서 AI로 공격하고 마법이나 아이템 사용은 따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뭔가 선택해야 할 땐, 게임이 멈추기 때문에 반사신경이 느려도 여유가 있다. 당시엔 굉장히 독특한 시스템이었다. 불편한 점이라면 걸을 때 나머지 2명이 따라오는데, 장애물이나 벽에 걸려서 못 따라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 주인공이 가까이 가서 데려와야 한다. AI가 그리 똑똑하지 않다. 그리고 조작이 막 매끄럽진 않았다. 마법을 쓰거나 무기 선택할 때 버튼을 몇 번 눌러야 해서 좀 답답했다. 전투 후 멈추는 버그도 세 번 겪었는데, 이게 한글화 탓에 생긴 버그인지 원래 있는 버그인지는 모르겠다.


동료 요정인 포포이는 꼬마 여자애로 생각했는데, 설정상 양성이라고 한다. 하는 짓은 남자애 같기도 하다.
히로인 격인 프림은 개인적으로 외모가 마음에 들었다. 헌데, 주인공이 아닌 다른 남자를 좋아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함께 모험한다.


가벼워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꽤 어려운 게임이었다. 공략을 보지 않았으면 자주 막혔을 것 같다. 날아다닐 때는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려서 길을 헤매기 일쑤였는데, 워프 마법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개인적으론 단순한 전작을 더 재미나게 했지만, 2편은 연출이나 만듦새 봤을 땐 슈퍼패미컴 수준에선 거의 탑급이라고 생각한다. 왜 명작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엔딩 본 날 - 2019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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