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6

이스4 태양의 가면 PS2판

슈퍼패미컴판 이스4의 비공식 한글판이 나온 뒤로 문득 이스 시리즈에 관심이 갔다. 이스4는 슈퍼패미컴판과 PC엔진판을 잠깐 해봤기 때문에 이번엔 플스2판을 해보기로 했다.


이스4는 네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같은 원안을 가지고 네 회사가 독자 해석으로 만들다보니 배경만 비슷하고 세부 내용이 많이 다르다. 처음 나온 건 슈퍼패미컴판이었다. 제작을 맡은 톤킨하우스가 그렇게 뛰어난 곳이 아니다보니 결과물도 그리 멋지지 않았다. 난 PC엔진판 이스 1~2편을 해봤기 때문에 음성도 비주얼도 없는 슈퍼패미컴판 4편이 당시 밋밋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UFO 디스켓으로 진행했는데, 종반에 어떤 문제로 게임이 깨지는 바람에 엔딩을 못 본 기억이 난다. 지루하게 해서 그렇게 아쉽진 않았다. PC엔진판은 듀오를 가지고 있을 때 CD를 구했는데, 일본어 모르던 시절이라 동영상만 감상하고 엔딩은 못 봤다. PC엔진판 이스4편은 슈퍼패미컴판보다 한 달 늦게 나왔지만, 제작사가 허드슨이다보니 아주 잘 만들었다. PC엔진 RPG 중 베스트5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팔콤이 준 원안에서 허드슨이 너무 많이 바꾸다보니 나중에 팔콤은 PC엔진판이 아닌, 슈퍼패미컴판을 이스의 '정사'로 인정했다.

훗날 타이토가 플스2판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팔콤 성에 안 찼는지 팔콤은 직접 '셀세타의 수해'란 제목으로 2012년 9월 PS Vita로 이스4의 리메이크판을 낸다. 결국 PS Vita판이 가장 완성도가 높고 정식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PS Vita가 없는 관계로 플스2판을 에뮬로 했다. 요즘 슈퍼패미컴 쪽 RPG를 주로 하다가 플스2 게임을 하다보니 그래픽, 음악, 시스템이 근사하게 느껴졌다. 플스2판 이스4의 첫 인상은 무척 좋았다. 3D 형식의 게임 플레이는 깔끔해서 불만이 없었다.


그러나 게임 내의 캐릭터 일러스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팔콤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없고 B급 야겜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 탓에 등장인물들에 그리 끌리지 않았다. 적 캐릭터들도 PC엔진판의 모습이 훨씬 카리스마 있다고 생각한다. 악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 캐릭터인 리자와 카나에도 전혀 끌리지 않았다. PC엔진판과 슈퍼패미컴판에는 나왔던 리리아가 안 나오는 점도 치명적이었다.

여러 모로 플스2판은 슈퍼패미컴판보단 낫지만, PC엔진판에 비하면 밋밋하다.


중반쯤까지 진행하다가 막판 세이브 내려받아 끝판왕 물리치고 엔딩을 봤다. 끝판왕의 카리스마도 부족하고 엔딩 화면도 아쉽다. 빠르게 결단을 내려서 다행이다.


나중에 PC엔진판으로 다시 해봐야겠다.

댓글 2개:

  1. 혹시 죄송한데 이스4 하셨을때 설정이 어떠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타이틀화면까지는 잘 나오는데 게임시작하고나면 음성은 나오는데 화면이 완전히 먹통이 되어버리네요ㅠㅠ 처음 두마디 나오고난뒤에는 무슨 키를 입력해도 대사도 안 나오는거보면 게임이 아예 멈춰버리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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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기본 설정인데,
      플스2 에뮬 네이버카페 가셔서 설정 찾아보세요.
      https://cafe.naver.com/pc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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