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6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기(2) 미소녀 게임의 황제 PC엔진


1987년 10월 30일 NEC에서 신형 게임기 'PC엔진'이 발매되었다. 당시 주류였던 패미컴이 16색을 표현하는 데 반해 PC엔진은 512색으로 그래픽이 훨씬 고급스러웠고 두꺼운 롬팩이 아닌 세련된 디자인의 '휴카드'를 채용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패미컴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가격과 킬러 타이틀의 부재로 폭발적인 보급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나마 전자오락실에서 인기가 있었던 슈팅게임 'R-TYPE'이 있었기에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1988년 NEC는 가정용 게임기로서는 최초로 CD-ROM 시스템을 PC엔진에 채용한다. 지금은 CD도 이미 시대에 뒤떨어져서 사라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아주 생소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 했다. 또한 게임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도 상당히 신기한 것이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60만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었고, 발매대수가 많지 않아 많은 수량이 판매되지는 못했는데, 그나마 이스1·2, 천외마경 같은 걸작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씩 보급은 되고 있었다.


1991년, 기존 CD-ROM의 메모리를 대폭 늘린 슈퍼CD-ROM이 출시된다. 바로 이 시기에 PC엔진 역사에 남는 명작RPG '천외마경2'가 출시되었는데, 슈퍼CD-ROM전용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라이벌 기종인 슈퍼패미컴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분량의 애니메이션과 음성 효과로 게이머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으며, 슈퍼CD-ROM을 보급하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

천외마경2 - 당시로서 엄청난 오프닝 애니메이션이었다.
1991년 9월21일 PC엔진과 슈퍼CD-ROM의 일체형인 'PC엔진 DUO'가 발매된다. 이 게임기는 산뜻하고 세련된 외향으로 인기를 모았으며, PC엔진 시리즈 중 가장 평가가 좋았던 기기이기도 하다.
PC엔진 모델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DUO
1992년에는 PC엔진의 보급대수가 150만대를 돌파하여 성능상으로 우위였던 메가CD를 압도했다. 이때부터는 거의 모든 게임타이틀이 휴카드가 아닌 CD로 발매되었으며 계속해서 좋은 작품들이 출시되었다.

특히 연애시뮬레이션 '도키메키 메모리얼'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며 미소녀게임 붐을 일으켰고 이후 PC엔진 게임의 주된 장르가 미소녀게임이 되는데 큰 영향을 준다.


1999년 차세대기에 밀리기 시작한 PC엔진은 '데드 오브 브레인1&2'의 출시를 마지막으로 NEC의 'PC-FX'에 바톤을 넘겨주고 현역에서 은퇴한다.

닌텐도의 슈퍼패미컴만큼 팔리지는 못했지만, 슈퍼패미컴과는 크게 다른 게임 색깔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으며 8비트 CPU라는 약점에도 걸작 게임들을 내놓으며 선전했다.


한국에서...
과거 휴카드 시절에는 별로 팔리지 못했으나 PC엔진DUO가 나오고 가격이 싸진 뒤부터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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