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30

갈포스 카오스의 공방 MSX

갈포스는 1986년 12월 HAL연구소가 개발하고, 소니에서 발매한 MSX1용 슈팅 게임이다. 난 컴퓨터학습 1987년 8월호 공략에서 처음 보고 당시 애타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할 시기를 놓친 채 세월은 흐르고 말았다.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서 36년이 지난 2024년이 되어서야 해본다.

BlueMSX 에뮬로 했고, 엔딩을 쉽게 보기 위해 매직키 패치를 적용했다. 매직키 패치는 숨은 메뉴를 활성화하는 패치다. 타이틀 화면에서 End 버튼을 누르면, 스테이지 선택, 전투기 대수, 시작 시 레벨, 샷 파워, 방어막, 모든 동료 구출 여부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게임의 목표는 우주 기지에 갇힌 동료 6명을 구하고 최종 병기 디노사드를 파괴하는 것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트리플 미러를 파괴하면 동료를 구할 수 있는데, 난 매직키 패치를 써서 모든 동료를 구출한 것으로 시작했다. 원래는 구출할 때 다른 소녀 전투기로 바꿀 수 있는데, 치트를 써서 중간에 바꾸는 게 불가능했다.

어릴 때 내가 매료되었던 것은 주인공들이 전부 미소녀이고, 각 소녀가 조종하는 전투기가 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7개의 전투기 중 하나를 골라 진행할 수 있다.

36년 만에 즐긴 갈포스는 그 시절 기술 수준을 고려해도 조잡하고 아쉬운 점투성이였다. MSX1 성능의 한계로 스크롤이 뚝뚝 끊기는 것은 넘어가더라도 같은 배경의 반복, 다양하지 못한 적들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 보스 공격 시 타격감이 없다는 점 등 이 게임이 오늘날 별로 회자되지 않는 이유를 해보니 알겠다. 당시 유명했던 <자낙>보다 좋은 평가를 내리긴 힘들 것 같다.

스테이지6의 보스를 물리치면, 축하한다는 영문 메시지가 나오고 각 동료들의 구출 여부를 보여준다.

전원을 구했다고 엔딩이 달라지진 않는다. 특별한 그래픽도 없다. 그리고 옛날 게임답게 엔딩 후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스테이지1로 무한 반복된다.

컴퓨터학습 공략을 보고 얼마나 재밌을까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게임인데, 어린 시절에 못 했던 한을 지금이라도 풀었다는 데 만족한다.

엔딩 본 날 - 2024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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